[사설] 시민 건강지표 전국 최악 수준, 건강도시 부산 무색

입력 : 2026-09-24 0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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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당뇨병 사망률 전국 가장 높아
정확한 원인부터 파악, 대책 서둘러야

'2025년 사망원인통계' 인포그래픽. 국가데이터처 제공 '2025년 사망원인통계' 인포그래픽. 국가데이터처 제공

부산은 2006년 WHO 서태평양지역 건강도시연맹(AFHC)에 가입했다. 가입을 계기로 부산은 시민이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걷기 운동 생활화는 물론 건강한 마을 만들기 등 ‘건강도시 부산’ 로드맵을 지속적으로 실천했다. 2040 부산도시기본계획에서도 ‘탄소중립 건강도시’를 중요 정책으로 설정하는 등 건강한 도시 만들기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도시연맹에 가입한 지 20년을 맞는 시점에 부산 시민의 당뇨병 사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다른 건강지표들의 상당수도 전국 최악 수준을 보인다고 하니 그동안의 정책 실효성이 대해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부산 시민의 당뇨병에 의한 사망은 표준인구 10만 명당 12.5명으로 전국 1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6.1명을 기록한 서울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산은 대장암(9명), 간암(11.5명), 알츠하이머(12.6명), 심장질환(31.1명), 뇌혈관질환(21.6명) 부문에서도 전국 2위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번 통계는 인구 구조가 상이한 각 도시들의 사망률을 비교하기 위해 연령표준화 지표를 사용해 작성됐다. 부산에 고령자들이 많기 때문에 성인병 사망률이 높은 것이 아니라 부산의 건강지표 그 자체가 최악의 상황이라는 점이 드러났다는 의미다.

문제는 부산 시민 건강지표가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확한 원인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은 이번뿐만 아니라 2019년에도 당뇨병 사망률이 전국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24년 심장질환 사망률이 전국 최다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그동안 복합적인 만성질환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부에서는 시민들의 음주·흡연율이 높고, 제조업 종사자들이 많다 보니 유해물질 노출 빈도도 높아 건강지표를 악화시켰다는 등의 섣부른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항간에서는 낙동강 하류 지표수를 상수원으로 사용한 데 따른 것이라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시민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부산시가 전문가 용역 등을 통한 대대적 정밀 조사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다. 역학조사 등을 통해 여러 질환의 사망률이 동시다발적으로 높아진 이유부터 밝혀야 제대로 된 후속 대책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엔 시가 그동안 추진한 건강도시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보완 대책 추진이 필요하다. 만약 조사 결과에서 음주와 흡연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이에 초점을 맞춘 대대적인 건강과 복지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부산의 건강지표 악화는 도시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인구 유입 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시가 원인 조사 등 대책 마련을 최대한 서둘러 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