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의 학령인구가 수도권보다 빠르게 감소하는 가운데 거점국립대 중심의 권역별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국책연구원의 제언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3일 ‘지방대학의 연력 양성 경쟁력 현황과 정책 방향: 권역별 인력 양성 거점 조성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대 선호 심화로 지방대학의 학생 충원과 지역 인재 양성 기반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한 권역별 인재 양성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수도권의 학령인구(6∼21세)가 수도권에 비해 빠르게 감소하며 2025년을 기점으로 수도권 학령인구(350만 명)가 비수도권 학령인구(348만 명)를 앞질렀다. 2038년 이후에는 비수도권 학령인구가 200만 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교육을 목적으로 한 비수도권 청년의 수도권 순이동 규모도 2014년 연 1만 명에서 2024년 연 1만 6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 대학의 입학 경쟁률과 충원율은 수도권 대학과 격차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전체 입학자와 졸업자에서 비수도권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이후 대체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성과 측면에서도 지방대학의 지역 인재 양성 경쟁력이 약화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비수도권 국립대의 경우 진학자의 노동시장 이행 후 고·중숙련 직종 비중이 2017∼2019년 수도권 대학 진학자보다 14.6%포인트(P) 낮았으나 2023∼2024년에는 격차가 2.5%P까지 축소되는 등 양호한 성과를 보여왔다. 하지만 월평균 실질임금은 2011∼2019년 수도권 대학 진학자보다 약 20만 원 낮은 수준에서 2023∼2024년에는 50만 원 이상 적어졌다. 숙련직 진입 측면에서는 수도권 대학과 격차가 축소되고 있으나 임금 측면에서는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비수도권의 국립대가 아닌 대학은 2023~2024년 기준 수도권 대학보다 고·중숙련 직종 비중이 10%P 낮고 월평균 실질임금은 약 100만 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노동시장 성과의 격차는 대학 자체의 경쟁력과 평판 차이와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가 발표한 2026년 QS 세계대학평가 세부지표를 살펴보면, 비수도권 거점국립대의 고용주 평판 점수는 10.9점으로, 수도권 주요 10개 대학의 62.8점에 비해 약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는 거점국립대의 인력양성 경쟁력이 더 약화되기 전에 거점국립대를 권역 내 인재양성·연구개발(R&D)·산학협력의 핵심 허브로 육성하고, 비거점대와 연계하는 ‘권역별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거점국립대는 연구와 첨단인재 양성, 산학연 협력의 핵심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비거점대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 지역·산업 수요에 특화된 교육 등 대학별 강점을 바탕으로 역할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권역 전체의 인재 풀을 확대하고 지역 노동시장의 인력 수급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동학위제와 공동 교육과정, 학점·교원 교류, 교육·연구 인프라 및 산학협력 자원의 공동 활용 등을 통해 거점국립대와 비거점대의 역량이 권역 내에서 확산·보완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 저자인 서성민 부연구위원은 “개별 대학에 대한 분산적 지원에서 벗어나 권역별 인재양성 거점을 구축하고 그 역량이 권역 전체로 확산하도록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대학 지원사업과 R&D 사업을 권역별 체계에 맞춰 연계·재편하고, 지역 성장산업의 인력 수요와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