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머리로 배우는 AI, 몸으로 익히는 AX

입력 : 2026-09-30 16:52:46 수정 : 2026-09-30 16: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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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우 (주)세정아이앤씨 대표이사


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인공지능(AI)일 것이다. 인류가 ‘새로운 문명의 출발선’에 서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발전 속도는 경이로울 정도이고, 수많은 기대와 우려가 제기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변하지 않는 ‘본질’이다. 이동 수단이 마차에서 자동차와 고속열차로, 다시 자율주행차로 진화해도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이동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속도와 안전성이라는 가치를 더 개선시키는 것이다.

기업과 공공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존재 이유인 ‘고객 만족과 가치 창출’, 공공의 목표인 ‘시민의 편의와 안전’이라는 본질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 AI는 이 본질을 더 빠르고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하고 새로운 ‘방법론’이자 ‘수단’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시스템 통합(SI) 기업의 역할도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고객의 업무를 시스템으로 구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그 경험을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을 포함해서 기존 시스템과 데이터, 업무 지식을 AI와 결합하는 소위 AX(AI 전환)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업무와 시스템을 물 흐르듯 매끄러운(Seamless)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아가 조직의 경험과 지식을 AI와 결합해서 기억하고 활용하는 ‘두 번째 두뇌(Second Brain)’를 구축하고, 다양한 업무에 특화된 맞춤형 AI 비서들을 교향악단처럼 지휘하고 조율(AI Agent Orchestration)하는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AX는 선언이나 학습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세정아이앤씨는 먼저 내부의 시스템 설계와 개발 업무에 AI를 적용했고 설계·개발 과정에서 투입 공수를 40% 가량 줄이는 성과를 확인했다. 숫자보다 의미 있는 변화는 구성원들이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고객의 요구를 더 깊이 이해하고 품질을 개선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점이다. AI는 사람을 덜 필요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더 필요한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현재 공공 부문에서는 기관이 보유한 규정과 문서, 정책과 사업 기록을 바탕으로 민원과 행정 업무를 지원하고, 축적된 경험을 조직의 지식 자산으로 바꾸는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공 영역의 AI는 편리함만큼 신뢰가 중요하다. 답변의 근거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사람의 최종 검토와 권한·기록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 이러한 시도는 앞으로 세정아이앤씨가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온 패션·유통 현장의 업무 자동화와 재난안전 분야의 예측·모니터링으로 넓혀 갈 계획이다.

AI를 이해하는 과정은 자전거를 배우는 일과 닮았다. 책을 읽고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는 자전거를 탈 수 없다. 개인이라면 오늘 반복되는 작은 일 하나에 AI를 써보자. 검색이 아닌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조직이라면 통제 가능한 업무부터 작게 시험하고, 결과를 측정하며, 보안과 책임의 기준을 갖춘 뒤 범위를 넓혀야 한다. 빠른 실행과 신중한 확장은 성공적인 AX를 위한 두 개의 바퀴다.

물론 처음 가는 길을 혼자 외롭게 달릴 필요는 없다. 성공적인 AX 여정은 든든한 파트너가 곁에 있을 때 덜 넘어지고 더 멀리 갈 수 있다. 세정아이앤씨는 그 여정의 신뢰받는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

새로운 문명의 출발선에서 필요한 것은 화려한 AI가 아니다. 이루려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본질을 추구하면서 오늘 작은 페달 하나를 밟는 일이다.

우리는 오늘 어떤 페달을 밟고 어느 곳을 향해서 나아갈 것인가.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