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부일영화상 시상식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서수빈 배우가 동료 영화인들의 축하를 받으며 무대로 오르고 있다. 이원준 기자 lwj@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로 전 세계 시선이 부산에 모인 가운데 ‘영화도시 부산’에서 한국 영화의 정통성과 저력을 지켜온 부일영화상 시상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국내외를 내로라하는 대표 배우들부터 향후 K영화를 이끌어갈 새로운 얼굴까지 부일영화상 레드카펫을 밟으며, 올해 한국 영화계를 울리고 웃겼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팬들과 함께한 레드카펫
7일 오후 4시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행사 전부터 복도는 팬들로 가득 찼다. 〈부산일보〉 창간 80주년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레드카펫 행사에 독자들을 초청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시상식은 지난해 부일영화상 수상자의 핸드프린팅 이벤트로 시작됐다. 핸드프린팅을 위해 배우 장동건, 이혜리 등이 레드카펫에 나타나자 팬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응원봉 등 각종 응원 도구로 자신이 응원하는 배우가 지날 때마다 “영화 잘 봤어요” “연기 너무 잘해요” “팬이에요”라며 함성을 질렀다.
특히 레드카펫 행사가 끝날 무렵에 ‘왕과 사는 남자’로 올해 대세 배우로 거듭난 배우 박지훈이 레드카펫에 나타나자, 여성 팬들의 비명이 이어졌다.
이어 배우 박해수, 서수빈, 염혜란, 음문석, 조이현, 카사마츠 쇼를 비롯해 나홍진 감독 등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팬들의 감탄사 속에 걸어가는 배우들은 쑥스러워하거나 손 인사를 하며 호응에 화답했다.
■별들이 모인 시상식
시상식에선 김남길과 천우희의 재치있는 진행이 호평을 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회를 맡아 특유의 호흡으로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베테랑 배우인 두 사람은 수상과 시상에 나선 영화인들과도 유쾌한 입담을 주고받으며 장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천우희 배우가 “역대 가장 긴 논의 끝에 수상작들이 결정됐다고 한다”고 운을 떼니, 김남길 배우는 “며칠 심사했나요?”고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천우희 배우는 순간 당황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첫 수상자를 부르기 전 다소 경직됐던 장내 분위기를 풀었다.
이날 시상식은 신인남녀연기상부터 최우수작품상까지 물 흐르듯이 이어졌다. 남녀 조연상은 음문석, 염혜란 배우에게 돌아갔다. 팬들의 투표가 반영되는 남녀 올해의 스타상은 1693만 관객을 동원한 ‘왕과 사는 남자’에 출연한 박지훈과 전미도 배우에게 돌아갔다.
부일영화상에서 가장 큰 상인 최우수감독상과 최우수작품상의 수상자가 호명될 때는 모두가 힘찬 박수를 보냈다. 영화 ‘호프’로 최우수감독상을 받은 나홍진 감독은 “(2008년 추격자로 감독상을 받은 이후)18년 만에 부일영화상에 돌아왔는데, 이렇게 화려하고 멋있어졌다”며 “(영화 촬영에)함께 해주신 우리 배우 분들 스태프 분들 감사하다. 더 분발해서 더 나은 작품으로 돌아오겠다”고 마무리해 박수를 받았다.
‘세계의 주인’으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주)세모시 김세훈 대표는 “이 상은 배우와 스태프들을 대신해 받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남우주연상으로 선정된 유해진 배우는 이날 시상식에 불참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이 결정돼 팬들도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무대에는 유해진 배우 대신 (주)온다웍스의 임은정 대표가 올라와 수상 소감을 전했다.
■수양대군과 단종의 만남
시상식 후반엔 배우들과 개별적으로 인터뷰하는 시간도 진행됐다. 특별한 인연이 조명되기도 했다. 개봉 예정작 ‘몽유도원도’에서 수양대군을 연기하는 김남길 배우와 박지훈 배우가 엮인 것이다. 박지훈 배우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단종을 연기했는데, 한국 역사에서 단종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당해 결국 죽음에 이른다. 이러한 인연에 김남길 배우는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재치 있는 말을 건넸고, 박지훈 배우도 웃으며 화답했다.
‘세계의 주인’에서 주역을 맡은 서수빈 배우에게는 ‘다음에 누구와 연기를 하고 싶냐’는 질문이 향했다. 여러 배우들의 시선이 서수빈 배우에게 모인 가운데 그는 음문석 배우를 지목했다. 서수빈 배우는 “‘호프’를 너무 재밌게 봐서 꼭 연기를 같이 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