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9시 일본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 하카타강 모습. 김동우 기자
하카타강은 후쿠오카 최대 번화가 나카스를 사이에 두고 나카강에서 갈라졌다가 다시 합류하는 길이 약 1.25km의 도심 하천이다. 바다와 가까워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고, 도심을 흐르지만 강바닥에 쌓인 오염 퇴적물의 악취에 시달렸다는 점은 부산 동천과 판박이다. 하지만 지금은 수변 공간 활용이 활발해 동천과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하카타강은 1980년대 하수도 정비로 점차 맑아졌지만, 수심이 얕아 썰물 때면 오염 퇴적토가 드러나 냄새가 났다. 강 쪽으로 주차장과 주택이 튀어나와 있었고 호안도 낡았다. 이곳에서 전통 찻집을 운영하는 와타나베 가쓰라코(55) 씨는 “어린 시절 하카타강은 축제는커녕 죽은 물고기가 떠다닐 만큼 더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1990년 주민과 행정 기관, 전문가들이 검토위원회를 꾸렸고, 이듬해 수질 개선과 강변 정비를 함께 담은 ‘하카타강 유메카이로(꿈의 회랑)’ 구상을 내놨다. 시는 튀어나온 주택과 주차장을 뒤로 옮기게 하고 계단 호안을 만들었다.
악취는 고인 물을 바꾸는 방식으로 줄였다. 시는 1993년 상류에 보를, 1999년 하류에 회전식 게이트를 설치했다. 게이트는 밀물 때 바닷물이 거슬러 오르는 것을 막고, 썰물 때는 강물을 붙잡아 바닥이 드러나지 않게 한다. 그러다 물이 빠지는 때에 맞춰 고인 물을 한꺼번에 흘려보낸다. 같은 감조하천이지만 바닷물을 끌어와 흘려보내는 해수도수로 물을 바꿔 온 동천과는 다른 방식이다. 밀물과 썰물을 걸림돌이 아니라 강물을 바꾸는 수단으로 쓴 것이다. 후쿠오카시 나가노 가쓰모토 하천계획과장은 “조수 간만에 맞춰 보를 조작하며 냄새가 나지 않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일대 하수관은 오수와 빗물이 한 관으로 흐르는 ‘합류식’이어서 큰비가 오면 처리되지 않은 오수가 빗물과 섞여 펌프장을 거쳐 강으로 쏟아졌다. 애써 맑게 한 강이 비만 오면 다시 더러워진 것이다. 시는 2004년부터 하카타역 주변 약 300ha에 빗물관을 새로 깔아 분류식으로 바꿨다. 하천 범람에 따른 침수 대책과 함께 추진해 2023년도 법정 수질 목표를 달성했다.
쌓인 토사는 상황을 봐 가며 몇 년에 한 번씩 준설한다. 하카타강은 고인 물을 바꾸고, 오수 유입을 막고, 쌓인 흙을 걷어내는 일을 함께 이어 온 것이다.
냄새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강을 명소로 쓰는 실험은 활발하다. 보와 게이트로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배를 띄울 수 있게 됐다. 시는 2023년부터 실증사업으로 노 젓는 배를 띄우고 축제를 열며 운영 방식을 찾고 있다. 후쿠오카시 바바 히데아키 지역관광추진과장은 “하천 관리와 수변 공간 활용은 자칫 상충되기 쉽다”며 “하천을 관리·정비하는 부서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부산광역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