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축제, ‘바가지’ 출입 금지

입력 : 2026-10-15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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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가격 상한제·점검단 운영 등
구·군마다 폭리성 상술 근절 캠페인
위반 시 제재 수단·근거 마련 ‘과제’

축제철을 맞아 부산의 지자체들이 바가지 요금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5일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열린 부산자갈치축제 거리 퍼레이드. 이원준 기자 lwj@ 축제철을 맞아 부산의 지자체들이 바가지 요금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5일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열린 부산자갈치축제 거리 퍼레이드. 이원준 기자 lwj@

부산 지역 지자체들이 가을 축제철을 맞아 바가지 요금과의 전쟁에 나섰다. 부산시는 AI로 숙박 요금을 분석해 ‘공정가격업소’를 가려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먹거리에 가격 상한제를 적용한 축제도 등장했다. 하지만 바가지를 판단할 기준도, 제재할 근거도 없어 상인들의 협조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한계는 여전하다.

부산시는 이달 중 해운대·광안리 일대에서 숙박업 협회, 시장 상인회 등과 함께 바가지 근절 캠페인을 벌인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축제철 바가지 상술이 관광 산업과 도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히는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숙박 플랫폼의 가격 정보를 AI로 분석해 축제 기간에도 요금 변동이 크지 않은 공정가격업소를 파악해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시 이성형 관광경제활력TF 팀장은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면 공정가격업소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군들도 축제 먹거리 바가지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가격 상한제가 대표적이다. 15일 개막한 동래구의 제2회 명륜1번가 나이트 페스티벌은 최고 가격을 1만 5000원으로 정했다. 23일부터 남구에서 열리는 제28회 UN평화축제도 푸드트럭 음식 가격을 1만 원 이하로 묶었다. 동래구청 관계자는 “단기적인 판매 수익보다 방문객 만족도에 중점을 두고, 축제 방문이 지역 점포의 재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감시와 제재도 강화된다. 중구는 15일 개막한 자갈치축제 기간 주민 등 20명으로 꾸린 축제평가단을 운영한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평가단은 먹거리 가격과 위생, 서비스 등을 현장에서 점검하고 문제가 생기면 즉시 시정 조치한다. 기장군은 16일 개막하는 제20회 기장붕장어축제에서 정찰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 업체는 다음 축제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이처럼 대책이 잇따르는 것은 축제철마다 바가지 논란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다음 달 7일 부산불꽃축제를 앞두고 광안리·해운대 일대 숙박 요금이 크게 올랐다. 10월 31일 기준 37만 원이던 광안리의 한 호텔 객실은 축제 당일 9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해운대구의 한 호텔도 같은 기간 53만 원에서 117만 원으로 뛰었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도 한계가 있다. 업주가 따르지 않아도 계도나 다음 축제 참여 제한 외에는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다. 일선 구·군들은 판매 가격은 업주 자율인 데다 품목과 원가가 제각각이어서 적정 가격의 기준을 세우기 어렵고, 바가지요금을 제재할 법적 근거도 없다고 토로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실제 단속은 가격 미표시나 게시 가격 초과 수수 등에만 가능하다”며 “가격을 미리 표시하고 그대로 받았다면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처분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숙박 분야 입법도 더디다. 정부는 숙박 요금 상한을 신고·공개하는 ‘바가지 안심 가격제도’ 도입을 골자로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가격을 올려 재판매하면 재판매 금액의 최대 50배를 과징금으로 물리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

동아대 강상훈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가이드라인을 잘 지킨 업소를 표창하거나 널리 알리는 인센티브가 입법 전 효과적”이라며 “최고 가격 설정도 공급자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