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벌크’가 대세… 창고형 할인점 매출 ‘날개’

입력 : 2026-10-20 17: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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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상품 쟁여두는 소비 확산
코스트코·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합산 결제 추정금액 1조 4500억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성장
성장세에 매장 출점도 점차 늘려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연산점에서 방문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연산점에서 방문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고물가 영향으로 한 번에 많이 사두고 나눠 쓰는 이른바 ‘벌크 소비’가 확산하면서 창고형 할인점의 결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한국인의 신용·체크카드 결제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올해 9월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합산 결제추정금액이 1조 45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0.8% 성장한 수준이다.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합산 결제 추정금액은 2024년 9월 1조 120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1조 2000억 원, 올해 9월 1조 4500억 원 등 매년 성장해왔다.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되지 않았지만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9월 개별 결제추정금액 역시 나란히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게 와이즈앱·리테일 측의 설명이다.

창고형 할인점의 결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건 고물가에 따른 벌크 소비 확산 영향 때문으로 해석된다. 벌크 소비는 단위당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상품을 구매해 쟁여두고 사용하는 소비 방식을 말한다.

창고형 할인점은 대형마트와 달리 박스나 묶음 단위의 대용량 상품을 진열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를수록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쇼핑 채널로 꼽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했다.

창고형 할인점의 실적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올해 상반기 총매출은 2조 5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이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8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대형마트 사업 매출이 0.2%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트코 코리아 역시 2025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기준 전년 대비 12.1% 늘어난 7조32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6.5% 증가한 2545억 원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는 창고형 할인점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올해 말 트레이더스 의정부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이어 내년 하반기 트레이더스 원주점도 열 예정이다. 트레이더스의 지방 출점은 2021년 부산 연산점 이후 6년 만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트레이더스 매장은 24개다. 2010년 1호점 이후 10년 만인 2020년에 19개, 2023년에는 22개로 늘렸고 지난해에는 마곡점과 구월점 등 2개 매장을 신규 출점했다.

코스트코 코리아 역시 현재 내부적으로 익산점, 순천점, 제주점, 부천점 출점을 계획해 놓은 상태다. 이 4곳이 계획대로 출점할 경우 코스트코 코리아의 운영 점포는 현 20개에서 24개로 늘어나게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길어지면서 한 번에 많이 사더라도 단위당 가격이 싼 쪽을 고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물가 부담이 클수록 창고형 할인점의 존재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