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27일 소나무재선충병 정부 차원 대책을 건의했다. 사진은 창녕 고암면 재선충 피해 산지. 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27일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재난 지정과 국가 주도 방제 체계 구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도는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소나무재선충병의 사회재난 지정 및 범정부 총력 방제 체계 구축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첨단 방제 기술 도입 △사유림 산주 손실 보상 법제화 및 공익적 방제 직불제 등 지원 제도 도입을 건의했다.
도지사가 서명한 건의문은 대통령실과 국회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산림청에는 경남도가 직접 방문해 건의문을 전달한다. 또한 도는 시도지사 협의회에도 이 안건을 제시해 공동 건의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번 건의는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경남도 심각한 산림 피해를 입고 있어나 지방정부의 방제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해 마련했다. 2026년 기준 전국 177개 시군구에서 감염목 177만 그루가 발생했으며, 전국 피해 규모의 82%가 경북·경남 지역 27개 시군에 집중됐다.
경남에서는 도내 전 시군에서 감염목이 발생했으며, 올해 감염목은 31만 그루로 집계됐다. 도내 방제 대상목도 2022년 22만 그루에서 2023년 42만 그루, 2024년 45만 그루, 2025년 58만 그루, 2026년 111만 그루로 불과 4년 만에 5배나 급증했다.
도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 항공 방제를 금지한 2023년부터 피해목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 방제를 그동안 항공 방제를 통해 진행했는데, 꿀벌 보호 등의 이유로 금지한 이후 확산 속도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남도가 27일 브리핑을 통해 소나무재선충병 사회재난 지정 등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정부와 국회에 제출한다고 발표했다. 경남도 제공
도는 광역단체 차원에서 재선충 피해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정부와 국회에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사회재난 범위에 명시적으로 포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피해목 사후 처리 중심의 방제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국가 R&D 투자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 드론 예찰과 위성 모니터링 등 첨단 방제 기술의 표준화 및 현장 보급을 촉구했다.
아울러 방제 과정에서 산주의 재산권 행사 제한과 피해목 벌채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보전할 수 있도록 손실 보상 기준을 제도화하고, 사유림 산주의 자발적인 방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수종 전환을 신청하는 산주에게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공익적 방제 직불제’ 도입도 건의했다.
한편 도는 자체 방제도 강화한다. 특별 방제 구역인 사천시·김해시·밀양시·창녕군·하동군 등을 중심으로 연중 방제 전략을 마련하고,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남해군·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등은 청정 지역 전환을 목표로 방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건의문을 통해 “지금 막아내지 못하면 회복 불가능한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국가재난에 준하는 대응 체계 구축과 안정적인 재정 지원, 근본적 방제 기술 개발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