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선관위 특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에서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의 기자회견을 듣고 항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와 강경파 의원들이 6·3 지방선거 투표지 검증을 마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특별검사팀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검팀이 검증을 마친 투표함을 새벽에 보안 창고로 옮기자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증거인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올림픽공원 검증 현장을 지킨 이른바 ‘올공파’ 의원들이 특검 수사의 공정성까지 문제 삼으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이태한 선관위 특별검사팀은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6·3 지방선거 송파구 투표지 약 247만 장을 공개 검증하고 자정을 넘겨 마쳤다. 특검팀은 추가 분석이 필요한 투표지 상당수를 선별했다고 밝혔다. 이상이 없는 투표지는 국민의힘 측의 이송 저지로 반출이 미뤄지다 29일 오전 6시 30분께부터 선관위가 지정한 보안 창고로 옮겨졌다.
장 대표는 투표함 반출 직후인 이날 오전 6시 50분께 검증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특검과 선관위는 도적질하듯 투표함 들고 달아났다”며 “선관위와 특검이 투표함을 경찰과 무슨 작전이라도 하듯, 야반도주하듯 들고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선관위와 특검이 가져간 그 투표함에는 또 다른 부정선거의 증거들이 남아 있다”며 “국민의 소중한 한표를 살려낼 증거들이 사라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장 대표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선관위는 이번 사건의 피의자다. 증거물을 피의자의 손에 맡기는 수사는 없다”고 적기도 했다.
현장을 함께 지킨 강경파 의원들도 일제히 특검을 겨냥했다. 이진숙 의원은 페이스북에 “특검은 오늘 오전 10시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표함을 반출하기로 한 약속을 깨고 잠시 뒤 투표함을 반출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선관위가 특검과 합세해 투표함을 한밤중에 반출하겠다니, 시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르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태규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검수한 테이블에서 민주당(가락본동 비례대표)은 +100표 국민의힘은 -1표?”라고 적었다.
주진우 의원도 SNS에 “선관위가 기어이 새벽에 올림픽공원 투표함을 탈취했다. 참정권 도둑이 증거물을 가져간 셈”이라고 적었다. 그는 “선관위 특검은 민주당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나의 참관도 막았다. 도둑이 형사 쫓아내는 격”이라며 “증거인멸은 무조건 구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 보고 문건에 ‘선관위 특검’ 관련 내용이 담겼는데도 자료를 내지 않는다며 청와대와 특검의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국민의힘이 특검의 투표함 반출 과정과 선별 기준, 참관 제한 등을 문제 삼으며 특검 수사의 공정성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둘러싼 공방도 계속될 전망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