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불확실성 시대, 파고를 넘어’를 주제로 전 세계 해양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댈 ‘2025 제19회 세계해양포럼(WOF)’이 22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개막식을 갖고 사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손영신 부산일보사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올해는 해양 접근권과 관련한 갈등이 유난히 크게 불거졌던 해다. 미국과 이란 사이 전쟁으로 빚어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대표적 사례로 꼽힐 터이다. 해양 접근권 갈등의 반대편에는 미국을 필두로 한 조선 산업 부활과 해양 패권 회복의 몸부림도 두드러졌다. 그 사이 어딘가에는 부산 출발 북극항로로 상징되는 새로운 공간의 모색도 활발하게 전개됐다. 그 움직임 한가운데에는 해양이 있고 결국 이 같은 시도들은 해양을 어떻게 이을 것인지를 놓고 벌어지는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오늘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해양포럼(WOF)이 ‘해양, 잇다’를 주제로 삼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 할 것이다.
이번 WOF의 ‘해양, 잇다’라는 주제는 바다를 경쟁의 장이 아니라 연결 플랫폼으로 보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는 공간적 연결을 필두로 산업과 기술, 지역과 세계, 과거와 미래까지 연결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공간적인 연결은 북극항로가 상징적 존재로서 부각된다. WOF은 북극항로만으로 하나의 세션을 구성해 시범운항의 성과와 경제성 분석, 전망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세션은 다시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운항 기술의 변화와 친환경 에너지 접목 가능성 등을 살피며 해양 산업과 기술의 연결성 강조로 발전한다. 마지막으로는 해양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등의 가치를 담은 부산 선언 발표도 예정돼 있다.
2007년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WOF은 올해 20회째를 맞는 부산의 대표적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지난해 말 해수부의 부산 이전 이후 부산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 해양포럼으로서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이번 포럼은 해양수도를 지향하는 부산의 위상에 걸맞은 인사이트를 선보이는 자리가 되어야 마땅하다. 때마침 지난 5월엔 WOF이 유네스코 정부간해양학위원회가 주도하는 ‘유엔 해양 과학 10년’의 공식 프로젝트로 승인되는 쾌거도 있었다. 국내에서 열리는 또 하나의 국제행사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유엔 체계의 해양과학과 지속가능성 의제에 직접 연결된 글로벌 협력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하는 이유다.
WOF이 제시한 주제는 단순히 바다를 잇는다는 의미를 넘어 해양에 대한 부산의 대응 방식을 제시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이다. 해양을 둘러싸고 벌어져 온 그동안의 움직임은 항로와 기술, 에너지 등의 지배를 둘러싼 경쟁이었다. 이번 WOF은 부산이 이런 경쟁에 편승하는 도시가 아니라 연결성을 서비스하고 협력을 주도하는 허브가 될 수 있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 선언은 단발성 학술회의를 넘어 진정한 글로벌 해양협력 플랫폼 구축 가능성을 만방에 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간뿐만이 아니라 산업과 미래까지 연결할 수 있는 해양의 잠재력은 해양수도 부산 현실화의 당위성을 웅변한다. 남은 숙제는 그에 걸맞은 정책과 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