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상인 비밀노트] 서면 대현프리몰 'Soul of H' 김효태 사장

입력 : 2011-08-26 09:34:00 수정 : 2011-08-26 15: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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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세 옷 고객 반응 빨라 재미, 서비스에 집중"

지하상가 대현프리몰의 여성 캐주얼 보세 매장 'Soul of H(솔 오브 에이치)'의 김효태 사장이 손님으로 붐비는 가게 앞에서 판매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도시철도 서면역과 연결되는 지하상가 대현프리몰은 유동인구로 보나 상가 활성화 정도로 보나 국내에서 한두 손가락에 손꼽히는 지하상가다. 대현프리몰 부산지사가 335개 매장 중 추천해준 여성 캐주얼 의류 매장 'Soul of H(솔 오브 에이치)'를 찾아간 날, 10평이 채 안 되는 가게는 평일 오후임에도 십수 명의 손님들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만큼 북적거렸다.

대부분 차분하고 세련된 색상과 디자인의 옷들은 김효태(36) 사장이 주 1회 동대문시장을 찾아 직접 골라오는 '보세' 옷이다. 가격은 2만~3만 원대. 주 타깃층은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의 여성들이다. 하루에 옷을 사 가는 손님들만 평균 200여 명. 대목에는 주말 하루 동안 1천만 원 가까이 매출을 올릴 때도 있다.


새 디자인 수시로 교체, 대박 상품 확보

교환·환불 잘해주고 마진 낮춰 정찰제로


"예쁘면서 괜찮은 옷을 싸게 판다"는 김 사장의 경영 원칙을 풀어 설명하면 이렇다. "도매시장에는 일회용에 가까운 초저가 상품도 많지만 저는 되도록 품질이 괜찮은 것을 사옵니다. 일단 비싸게 붙이고 깎아주는 대신 처음부터 마진폭을 최대한 낮춘 뒤에 정찰제로 운영했고요." 처음에는 안 깎아준다 불평하던 손님들도 정찰 가격이 '바가지'가 아니라는 걸 알면 다시 가게를 찾는다고 했다.

디자인은 보편적인 여성들이 "내가 입을 수 있겠다"고 생각할 만한 것이 기준이다. 지하상가로서는 큰 편인 매장 규모를 활용하려면 개성보다 대중성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매달 패션 잡지를 정독하고 '최강희 패션' 식 트렌드를 주도하는 TV 프로그램은 다운을 받아서라도 챙겨본다. 중국 초대형 도매시장이나 일본, 태국을 정기적으로 들러 한국에 없는 디자인을 골라오기도 한다.

다음 원칙은 '속도'다. "지하철과 연결된 지하상가다 보니 어제 온 손님이 오늘 또 올 수 있습니다. 지나가는 유동인구를 붙잡으려면 매장 디스플레이(상품 진열)도 하루 단위로 수시로 바꿔줘야 합니다."

대박 상품을 확보하고 재고를 관리하는 데에도 빠른 판단은 필수다. 잘 나가겠다 싶은 상품은 빨리 충분한 수량을 주문해 물량을 확보하고, 처지는 상품은 빨리 떨어내야 그때그때 유행을 따라갈 수 있다. 올 여름에 밑단이 퍼지는 민소매 블라우스형 티셔츠를 단독 디자인으로 주문 제작해 1천 장 가까이를 판 것도 상품 기획과 주문, 판매라는 모든 과정에서 '속도전'을 펼친 결과다.

김효태 사장은 2세 경영인이다. 백화점 입점 캐주얼 브랜드 a2p(에이투피) 등을 보유한 향토 패션기업 CEO인 부친은 "장사는 하되 장사꾼은 되지 마라, 사업가는 멀리 봐야 한다"고 가르쳤다. 경영학 석사 졸업 뒤 부산 평화시장에서 1년여 간 의류도매 시스템을 배우고 '솔 오브 에이치'로 독립한 것이 2005년 9월. 이제는 대현프리몰에만 3개, 광복로에 또 하나의 로드숍을 운영하는 청년 CEO가 됐다.

김 사장은 "보세는 고객의 반응이 빨라서 재미있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상품과 서비스에 집중하면 고객이 더 잘 안다"고 했다. 주거래처를 두지 않고 매 시즌 가장 디자인이 좋은 업체와 거래하는 것이나 교환과 환불은 두말 않고 해주라고 강조하는 것도 그 영향이다. 목표는 가깝게는 온라인 쇼핑몰을, 나아가 자체 공장과 브랜드를 갖추는 것이다. 대현프리몰 FG 19호. 051-816-0393.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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