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방치됐던 부산 중구 중앙동 부산롯데타워 건립이 드디어 본격화된다.
1일 부산시와 롯데에 따르면 시는 이달 초 부산롯데타워 도시계획사업실시계획 변경 인가 등의 행정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며, 롯데는 오는 8월 착공한다. 롯데가 1996년 옛 부산시청 터를 매입한 지 27년 만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롯데는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부산롯데타워를 부산의 대표 랜드마크 건축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부산롯데타워는 2000년 숙박·업무시설 등을 갖춘 107층(428m) 건물로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사업성 확보 방안을 두고 장기간 표류했다. 2013년 터파기 공사만 마무리된 상태로 멈춰 있다. 그러다 2019년 공중수목원을 갖춘 56층(300m) 규모의 전망타워로 계획이 축소됐다. 이듬해 시 경관심의위원회에서 재심 결정이 나자 다시 흐지부지됐다. 시와 롯데는 지난해 6월 부산롯데타워 건립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다시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롯데는 지난해 하반기 타워를 67층(342m)으로 올리는 안을 제출해 올 초 경관심의 등을 잇달아 통과했다.
부산롯데타워 준공 예정일은 2025년 말이지만 행정 절차가 6개월 정도 늦어진 데다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준공은 1~2년 정도 늦어질 전망이다. 시 총괄건축과 관계자는 “지난 1월 교통영향평가 변경 심의, 3월 사전재난영향성검토위원회 심의, 건축위원회 경관 심의, 건축위원회 구조·설비 심의 등을 진행했다. 초고층 건물이다 보니 심의를 거치면서 여러 차례 보완 사항이 있었다”며 “기존 설계안은 착공 후 일부 변경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롯데타워는 엘시티 랜드마크타워동(411.6m)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높다. 국내 전체로 보면 서울 잠실 롯데타워 123층(554.5m), 엘시티에 이어 세 번째다. 시와 롯데는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가 부산에 유치되면 부산롯데타워가 엑스포를 여는 북항 일대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 부산롯데타워가 완공되면 해운대, 서면 등에 주도권을 빼앗긴 원도심의 관광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영도구를 중심으로 원도심에 관광객이 모이고 있지만 확실한 킬러 콘텐츠가 없어 아쉽다는 평이 있는데, 부산롯데타워가 이 문제를 해결해 줄수 있을 것라고 관광업계는 전망한다.
롯데쇼핑은 착공을 앞두고 이미 지난달 17일 부산롯데타워 TF를 신설해 이진우 상무를 TF장으로 보임했다. TF는 부산롯데타워 완공 때까지 시공·설계·감리를 맡는 것은 물론 시설 운영 방안 마련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이 TF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도록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롯데타워 지상 11층까지에는 현재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높이를 맞춰 판매시설이 입점한다. 55층부터 67층까지에는 전망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