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경쟁 구도에서 당내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복병으로 급부상했다. 계엄 해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등 소신 행보가 여론에서 긍정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조 의원은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 16.8%의 지지율로 선두에 올랐다. 이어 김문수 전 대선후보가 13.3%, 한동훈 전 대표가 11.1%, 안철수 의원이 10.8%로 나타나 ‘빅4’ 구도를 형성했다. 장동혁 의원은 6.3%, 나경원 의원은 5.4%, 양향자 전 의원은 1.2%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진행된 조사와는 다른 결과다. 천지일보 의뢰로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10~11일 실시한 조사에서 김문수 전 후보는 18.1%로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조경태 의원은 14.0%로 2위였고, 한동훈 전 대표는 13.1%, 안철수 의원은 10.5%였다. 조 의원은 약 일주일 만에 김 전 후보를 제치고 선두에 오르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조 의원은 결과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조사 내용을 공유하며 “더욱 분발해 국민과 당원을 믿고 정통보수, 국민의힘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약진 배경으로 ‘계엄 해제 찬성’, ‘탄핵 동의’ 등 당내 주류와 차별화된 행보를 꼽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입장이 변화와 쇄신을 원하는 여론과 맞닿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 김문수 전 후보가 33.7%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동훈 전 대표 15.8%, 나경원 의원 12.7%, 장동혁 의원 10%, 안철수 의원 8.1%, 조경태 의원은 7.5%에 그쳤다.
향후 판도는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여부에 달렸다는 관측이 많다. 한 전 대표가 나서 친한동훈계가 결집하면 구도는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김문수 전 후보의 당내 지지세와 조직력도 여전히 변수다. 조경태 의원이 상승세를 실제 표로 연결하고, 경쟁이 치열한 당권 레이스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코리아정보리서치 조사는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한길리서치 조사는 유선 전화면접(6.0%)과 무선 ARS(94.0%) 병행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