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갑질’ 의혹 등 각종 논란 끝에 사퇴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박찬대 의원이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강 후보자는 23일 오후 2시 30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3시 47분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과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께도 한없이 죄송하다”며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 보고 싶었지만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고 사퇴를 발표했다.
강 후보자의 이번 자진사퇴 발표는 박찬대 민주당 대표 후보의 사퇴 촉구 메시지가 나온 지 17분 만에 이뤄졌다. 강 후보자 사퇴 발표 전 박 후보는 SNS를 통해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 우리는 민심을 담아 나아가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 강 후보자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 후보자에게 사퇴를 주문했다. 이후 사퇴 소식을 접한 박 후보는 “강선우 의원이 결단을 내려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박 후보의 사퇴 촉구는 줄곧 강 후보자를 옹호해 온 당권 경쟁자 정청래 후보와도 대비된 행보라는 평이 나왔다. 박 후보의 사퇴 촉구 직후 강 후보자가 실제로 자진사퇴하자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명심과 관련된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전당대회를 목전에 두고 정 후보가 초반 승기를 잡은 상황해서 이 대통령과 이심전심을 내세우며 반전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란 풀이다. 박 후보는 이 후보자와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동지란 이겨도 함께 져도 함께, 비가 올 땐 같이 비를 맞이 주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강 후보자를 지지했던 정 후보는 이날 강 후보자의 사퇴 소식에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고 했다. 위로 메시지를 통해 강 후보자를 지지했던 당원을 끌어안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두 후보 간 입장 차가 드러나면서 상대적으로 정청래 후보는 당심, 박찬대 후보는 민심을 강조하는 듯한 모양새가 됐다. 강 후보자 사퇴 후폭풍이 다음 달 2일 치러지는 민주당 전당대회에도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인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