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유출 무혐의 코렌스, 경영 박차

입력 : 2025-07-31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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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 경쟁 업체 고발
검찰 '증거 불충분' 불기소
시장 신뢰 회복 기대감 높아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코렌스EM 미음공장 내부의 설비 라인.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코렌스EM 미음공장 내부의 설비 라인. 부산일보DB

수출 중심 자동차엔진 부품 제조기업인 코렌스가 경쟁사 고발로 기술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사법 리스크를 털고 야심차게 준비해 오던 친환경차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서게 됐다. 이 기업은 자회사인 코렌스EM과 함께 3년여에 걸친 경찰 수사를 받으며 기대하던 수주를 놓치고 시장 신뢰를 잃는 아픔을 겪었으나 다시 뛸 채비를 하게 됐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산일보DB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산일보DB

31일 (주)코렌스와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이 2022년 7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A사가 코렌스와 코렌스EM(이하 코렌스 측) 직원과 임원들 6명을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방지법(영업비밀누설 등) 위반 및 업무상 배임 고소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코렌스가 해당 사건에 휘말린 건 2022년 7월이었다. A사가 자사 출신 임직원이 코렌스로 이직하면서 기술자료 등 영업비밀 자료를 빼내갔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수년간 수사를 받아온 코렌스 측은 최근에서야 검찰이 영업·기술 유출에 대한 증거가 충분치 않아 무혐의 처리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검찰은 경쟁사가 제시한 파일에 대해서도 별도 승인 없이는 저장할 수 없으며 관련 부품도 큰 경제적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코렌스 측은 이번 검찰 결정으로 고객사와 시장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됐다고 반기고 있다. 하지만 코렌스 측은 그동안 고객사 수주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경제적 손실이 적지 않았다. 특히 코렌스가 본격적인 기업 성장을 이루려고 하던 시점에서 이런 상황을 맞딱뜨리며 더 큰 손해를 입었다.

코렌스는 2019년 문재인 정부 시절 ‘부산형 상생 일자리 사업’ 핵심 기업으로 선정, 부산 강서구 3만여 평 부지에 3000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 핵심 부품 제조공장 건립에 나서는 등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터진 사법 리스크로 법적 대응을 하느라 기업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고 한다.

지역 자동차업계는 코렌스가 겪은 사법 리스크에 대해 경쟁업체 간 법적 다툼이 벌어지면 지역 제조기업이 어떤 위기와 아픔을 겪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남게 됐다고 평가한다.

앞으로 코렌스 측은 회복된 기업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차량과 수소 모빌리티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코렌스는 국내 최초로 배기가스 재순환 쿨러(EGR) 양산에 성공하면서 친환경차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고, 2030년에는 연간 1조 15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렌스 관계자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항공, 선박, 방산 분야까지 사업을 다양화해 통합 열관리 시스템 전문 기업으로 도약할 예정이다”며 “활발한 투자 유치와 IPO(기업공개) 등을 병행해 사업을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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