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삼성, 누가 먼저 HBM4 공급할까

입력 : 2025-09-14 15: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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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4, 양산 체제 구축
삼성전자도 고객사에 샘플 출하…앞선 기술 도입
엔비디아, 누구 손들어줄지 주목
양사 경쟁 한국 반도체 산업 긍정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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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인 HBM4 양산 체제 구축에 들어간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세대 공정을 먼저 적용한 제품으로 반격에 나설 태세다. 양사 모두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보냈고, 검증을 기다리는 중이어서 엔비디아가 누구 손을 먼저 들어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HBM4 개발에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사 후공정(패키징)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1세대 HBM에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을 적용한 이래, 패키징 기술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왔다.

이번에 양산 체제를 구축한 HBM4도 시장에서 안정성이 검증된 자체 패키징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를 통해 효율적으로 고단 적층을 구현하는 동시에 방열 성능을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의 HBM4는 이전 세대 HBM3E보다 배 늘어난 2048개의 데이터 전송 통로(I/O)로 대역폭을 배로 확대하고 전력 효율은 40% 이상 끌어올리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HBM4 납품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엔비디아로선 SK하이닉스의 독점 공급에 따른 가격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SK하이닉스는 HBM 판매가 늘면서 2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제치고 D램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10나노급 D램을 생산하게 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삼성전자 제공 10나노급 D램을 생산하게 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삼성전자 제공

HBM4 시장에서 대반격을 노리는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한 발 앞선 기술 개발을 내세우고 있다. D램 칩은 10나노급 5세대(1c) D램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HBM에 1c D램 기술을 도입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베이스 다이도 삼성전자가 직접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한다.

D램과 하단 로직 다이 모두에 초미세 공정을 사용한 것은 현 시점 유일한 공정 조합으로, 차세대 HBM 경쟁에서 기술 리더십을 부각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31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회를 통해 일찌감치 HBM4 양산 준비 소식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HBM4 1c 나노 공정의 양산 전환 승인을 완료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 개발을 완료해 주요 고객사에게 샘플을 이미 출하했다”고 전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HBM4 공급업체들에 더 높은 조건의 전력 소모 감소와 속도 향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1c D램 기반의 HBM4 생산 수율을 안정적으로 달성한다면 내년 HBM 공급량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본격화될 HBM4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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