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자 결국 공개매각으로 전환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2일 인수자를 찾기 위해 공개경쟁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4일 회생절차가 개시된 뒤 우선 협상 대상자를 찾아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에 부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M&A(인수합병)를 추진했다. 홈플러스와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조건부 인수계약으로 진전이 이뤄지지 않자 이날 공개입찰 전환을 알렸다.
홈플러스 경영진은 "오늘부터 공개입찰이 개시됨에 따라 지금까지 스토킹 호스 방식에 의해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과 개별적으로 진행해오던 매각 협상을 공개입찰 과정을 통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달 31일까지 인수의향서 및 비밀 유지 확약서를 접수하고 다음 달 3∼21일 예비 실사를 한다. 이어 다음 달 26일 최종 입찰서를 받는다.
앞서 지난달 19일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영사 MBK 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만나 매수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15개 점포, 나머지 다른 점포에 대해 매수자가 결정될 때까지 폐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높은 인수가액과 부채는 새 주인 찾기 걸림돌로 지적된다. 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는 약 2조 5059억 원, 청산가치는 3조 6816억 원으로 평가됐다. 인수자가 청산가치 이상 금액을 써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총차입금도 약 5조 5000억 원에 달한다.
한편 홈플러스 회생의 지지부진한 진행과 롯데카드 해킹사태가 맞물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의 책임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국회 정무위원회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김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병주 회장은 앞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롯데카드 해킹 사태 청문회에도 불출석한 전례가 있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에도 불출석할 경우 강제구인 등 법적조치까지 고려하는 모양새다.
이날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는 성명을 통해 "김병주 회장이 '인수 희망자가 있고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한 지 불과 보름 만에 공개입찰을 공고해 해당 발언이 사실상 국정감사를 회피하기 위한 기만으로 드러났다"고 반발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