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대면을 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 중국 측 대표단에 '황남빵'을 선물했고, 시 주석은 "맛있게 잘 먹었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등 22개 국가와 국제기구 대표를 영접하는 등 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제1세션에 앞서 참석자들을 직접 영접했다. 시 주석을 만난 이 대통령은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시 주석은 "안녕하십니까"라고 화답했다.
이후 양 정상은 악수와 기념사진 촬영을 한 뒤에 회의장으로 함께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길이 불편하진 않으셨느냐"며 자연스럽게 시 주석을 안내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1일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전날 한국에 도착한 시 주석에게 환영의 뜻으로 '경주의 맛을 즐기시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경주 명물인 황남빵을 보자기에 포장해 전달했는데, 시 주석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황남빵을 맛있게 먹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중국 측 대표단을 위해 황남빵 200상자를 추가로 보냈고, 중국 이외 모든 APEC 회원국 대표단에도 황남빵을 선물하도록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시 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경주가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라고 들었다. 매우 인상적이고 좋은 곳"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이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 차림으로 옅은 미소를 띤 채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정상들을 기다렸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가장 먼저 들어왔고, 이후 19개국 참석자들이 알파벳 역순으로 입장했다. 이후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한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자가 들어왔고, 시 주석이 가장 마지막 순서로 도착해 이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환영한다. 반갑다"고 인사를 건네며 악수했고, 짧은 대화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정상회의장으로 안내했다. 지난 29일 관세협상을 타결한 미국 측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활짝 웃으며 걸어 들어와 이 대통령과 인사했고, 전날 첫 정상회담을 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반가운 표정으로 이 대통령의 손을 흔들며 악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부총리에게도 이 대통령은 "만나서 반갑다"며 인사를 건넸다. APEC 계기 정상회담과 특별만찬,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등에서 여러 번 만난 정상들은 비교적 편한 표정으로 이 대통령에게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 주석은 정해진 순서보다 늦게 입장했다. 강 대변인은 의전상 문제가 있었는지 묻는 말에 "외교부를 통해 자세한 상황을 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