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 붕괴 현장서 구조 기다리다 숨진 40대 매몰자 시신 수습

입력 : 2025-11-09 11:56:02 수정 : 2025-11-09 12: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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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판정 이틀 만에 수습…추가 붕괴 우려 속 4명 수색 재개
붕괴 타워 양옆 4·6호기 발파 해체 사전 작업도 9일 본격화

9일 오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붕괴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잔해 속 매몰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태권 기자 9일 오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붕괴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잔해 속 매몰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태권 기자

추가 붕괴 위험 징후로 밤사이 전면 중단됐던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현장 수색 작업이 9일 오전 재개되면서 매몰돼 있던 김 모(44) 씨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됐다.

김 씨는 사고 직후인 6일 팔이 잔해에 끼인 채 매몰자 7명 중 유일하게 생존이 확인된 작업자였다. 구조대원들이 12차례 이상 접근해 진통제를 투여하는 등 사투를 벌였으나, 2차 붕괴 위험에 따른 구조 작업 지연으로 7일 새벽 끝내 숨졌다. 김 씨의 시신이 수습된 것은 사망 판정 이후 이틀 만이다.

앞서 소방 당국은 8일 오후 5시 25분 붕괴 타워인 5호기 잔해에 부착된 기울기 센서가 반응해 경보음이 울리자 추가 사고를 우려해 수색 인력과 장비를 즉시 철수하고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이튿날인 9일 오전 7시께 소방 당국은 구조안전 전문가와 상황판단 회의를 열고 현재 내부 수색 작업은 위험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야간에 내린 비, 현재 불고 있는 바람, 그리고 인접 4·6호기에 이미 ‘취약화 작업(철거를 위해 철골 구조물 등을 미리 잘라놓는 일)’이 상당 부분 진행된 점을 고려할 때 추가 붕괴 위험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당국은 오전 8시 10분부터 드론을 투입해 먼저 수색 활동을 재개했으며, 이후 현장 상황을 재확인한 뒤 오전 10시 30분부터는 구조대원 17명도 투입해 수색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김 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실종자 수색과 병행해 추가 붕괴 위험이 있는 5호기 양옆 4·6호기의 발파 해체 사전 작업도 9일부터 본격화한다.

현장에서는 6호기의 남은 취약화 작업(현재 75% 수준)을 마무리해 발파 시 5호기나 대형 굴뚝이 있는 쪽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인근 LNG 배관의 가스를 질소로 비워내는 ‘퍼징(purging)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

이날 김 씨의 시신이 수습됨에 따라 매몰자 7명 중 현장에는 사망 추정 2명, 실종 2명 등 4명이 아직 매몰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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