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 경관을 자랑하는 부산 이기대 인근 고층 아파트 건설이 지난해 말 무산됐습니다. 여론 악화와 부산 시민 반발에 부담을 느껴 전향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추측됩니다. ‘경관은 공공의 자산’이라는 시민 의식이 발동돼 경관을 지켜낸 부산 첫 사례입니다. 그동안 부산은 공공 자산인 경관에 무심한 도시였습니다. 지난 2월 이기대 경관을 가리는 아이에스동서 아파트 건설 사업이 부산시 심의에서 통과된 후 심의 참석자들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면 심의를 통과시켜 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공공 자산 경관은 쉽게 무시하는 부산 건축 행정의 현주소를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경관을 공공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20세 이상 일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관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관이 공공재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95.8%가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경관이 공공재라는 인식은 커지지만 이를 지킬 제도적 장치는 아직 충분치 않은 상황입니다. 부산 해안가에 ‘아파트 병풍’이 쳐진 이유입니다. 이번 ‘이기대 아파트 사태’는 부산 경관을 지켜내기 위한 논의의 시발점이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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