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신춘문예 - 당선소감] 든든한 밑돌 되어 준 엄마, 고마워요

입력 : 2012-01-02 09:55:00 수정 : 2012-01-02 1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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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소설을 동경만 하고 쓰지 못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말은 소설을 못 쓰고 머뭇대는 내게 마땅한 변명거리가 되어주었다. 좋은 독자라도 되어보자는 마음으로 늘 책은 손에서 놓지 않고 살았다. 책을 탁 덮었을 때 머리를 치고 가는 멍한 울림을 주는 글들이 좋았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나도 쓰면 그런 글을 써야지 하고 가당찮은 각오를 품었다. 아직 연필심도 갈아놓지 못한 상태인 것 같은데 덜컥 당선되어 당황스럽고 두렵다. 늦깎이에게 힘차게 매진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내게 소설을 쓰면 어울릴 것 같다고 말씀해주신 학창 시절의 성병오 교수님, 함께 공부한 치열한 문우들과 가르쳐주신 선생님들, 기운 잃지 마라 격려하고 다독거려 준 친구들과 지인들, 오랜 세월 동안 두더지 같이 움츠리고 있던 내게 소설의 양지쪽을 구경시켜 준 안지숙 씨, 멀리 평택에서 매일 전화를 걸어 응원해준 김상봉 씨, 소설을 대하는 안목과 늘품을 갖게 하여주시고 소설 공부가 인생 공부라고 깨우쳐 주신 윤후명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무엇을 하든 늘 묵묵히 지켜봐 준 가족, 든든한 밑돌이 되어 주신 엄마한테 이 영광을 드린다. 내게 가능성을 열어주신 네 분의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좋은 글을 쓰는 것만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쓸 거다.

이병순/1964년 부산 출생. 부산여자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중문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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