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 선수 자격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던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가 25인 로스터에 진입을 확정했다. 반면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타격기계'라는 별명이 무색한 성적으로 방출될 위기에 처했다.
이대호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맡은 몬티스 스포츠 매니지먼트그룹 관계자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이 이대호에게 '25인 로스터 진입이 확정됐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팀들은 한시즌을 25인 로스터로 시작하며, 여기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개막전에 나선다는 뜻이다.
이대호는 몬티스 스포츠 매니지먼트그룹을 통해 "많이 응원해 주신 팬들 덕에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다"며 "하지만 멈추지 않고 노력해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전했다.
앞서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com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이 한국인 거포 이대호를 40인 로스터에 포함했다"라는 소식을 전하고 "이대호가 백업 1루수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시애들의 제리 디포토 단장은 이대호를 두고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라며 "타석에서 차분한 모습으로 팀에 믿음을 심었고 주루와 수비에서도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이로써 시애틀은 좌투좌타인 애덤 린드를 주전 1루수로 점찍고, 좌투수가 등판하면 플래툰으로 이대호를 올리겠다는 복안을 내비쳤다. 이대호와 경쟁을 벌였던 헤수스 몬테로는 웨이버 공시됐다.
하지만 스테판 로메로가 남았다. 로메로는 1루와 외야를 오가며 이대호와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로메로는 마이너 옵션이 남아있어 이대호가 상대적으로 먼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현수는 이대호와 희비가 엇갈렸다. 방출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
현재 김현수는 시범경기 동안 타율 0.182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타격도 타격이지만 강점이었던 출루도 기대 이하라는 것. 특히 OPS는 0.411이다. 이는 투수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통산 OPS 0.451보다 낮다.
처음 김현수가 볼티모어에 왔을 때 댄 듀켓 단장은 "2번 타자 좌익수를 맡기겠다. 4할이 넘는 KBO 통산 출루율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21타수 연속 무안타 성적을 낼 때에도 벅 쇼월터 감독은 "5월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스 스포츠는 "볼티모어가 김현수를 다시 한국으로 보내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감독과 단장 등 구단 핵심 관계자들이 해당 논의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MLB.com은 "김현수를 개막전 선발 좌익수로 쓰려던 볼티모어의 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수는 이같은 보도가 이어진 이후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누구에게나 시련은 온다"며 "내 앞에 어떤 시련이 와도 내 길을 가야 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극복하겠다.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이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시범경기에서 결장했다. 경쟁자인 1루수 알바레스와 좌익수 레이몰드는 백투백 홈런을 터트렸다.
사진=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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