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시급한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장기매매를 유도해 돈을 뜯어간 범인이 붙잡혔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29일 장기매매를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 간기능검사 비용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안모(53)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각지의 터미널, 역, 병원의 화장실에 "장기 삽니다. 간 1억, 신장 1억 5천"이라는 내용의 광고글을 적어 두었다.
안씨는 이를 보고 연락해 온 A(54)씨 등 22명으로부터 간기능 검사 및 신분세탁 비용으로 1인당 70∼300만원씩을 요구했다. 이를 통해 안씨가 챙긴 돈은 약 4천500만원이다.
안씨는 장기매매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간을 이식 받으려는 환자와 조직검사 결과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신분을 환자의 가족으로 바꿔둬야 한다고 속였다.
경찰조사 결과 피해자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자, 일용직 근로자, 사업 실패자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는 장기매매를 알선할 능력이 없는 상태로 만화방에 자리를 잡고 전화로 범행했다"며 "피해자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안씨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김정덕 기자 orikim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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