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40대 남성은 강남에서 오랜 기간 수학을 가르쳐 온 강사였다.
3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40대 남성 A 씨가 지난달 28일 강동구 한 아파트 안방에서 숨진 채 경찰에 발견됐다. 경찰이 아파트 내 CCTV를 분석한 결과, 범죄를 의심할 만한 흔적이나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아 고독사로 추정된다.
이 남성의 시신은 추석 연휴 첫 날 가족들이 찾아와 발견됐다. 시신은 이미 상당히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으며 사망한 지 적어도 두 달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최근 "악취 민원은 6층 세대 입주민 사망 사건과 관련된 냄새로 추정된다. 유가족에게 연락해 세대 출입이 가능하면 방역을 철저히 실시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사과문이 관리사무소장 명의로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몇 달 동안 악취를 호소하며 아파트 측에 조치를 요구해 왔다. 주민들이 엘리베이터 안에 붙인 게시물에는 "50일 넘도록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악취로 인해 호흡 곤란과 두통을 호소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A 씨는 명문대 출신으로 오랜 기간 강남 지역에서 수학 강사로 일해왔으며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살았고, 이웃들과 왕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세대 우편함에는 석 달 치 미납된 관리비 고지서와 카드회사·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서 보낸 우편물 13통이 발견됐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A 씨의 고독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 씨가 사는 해당 지자체는 고독사 위험가구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나 기초생활수급자나 질병 또는 움직이기 힘들어 돌봄을 신청한 고령자들이 주 대상이어서 A 씨는 해당사항이 없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