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마약밀수 16.8배 폭증…전담 인력 보강 ‘절실’

입력 : 2024-07-25 1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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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건수 2017년 60건→2023년 1072건
양귀비·필로폰 등 증가…신종마약도 유입도
해경 전담 인력 부족…과 단위 부서도 부재

경남 사천해경은 지난해 10월 지역 외국인 선원 등에게 마약을 공급·판매한 마약 사범 4명을 검거했다. 해경은 이들로부터 필로폰 약 1.19g과 펜타닐 패치 등을 압수했다. 사천해경 제공 경남 사천해경은 지난해 10월 지역 외국인 선원 등에게 마약을 공급·판매한 마약 사범 4명을 검거했다. 해경은 이들로부터 필로폰 약 1.19g과 펜타닐 패치 등을 압수했다. 사천해경 제공

최근 몇 년 사이 해상을 통한 마약 밀수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해경 마약수사 전담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국민의힘 서천호 국회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경남 사천·남해·하동)이 국회 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해상 마약밀수 단속 현황’에 따르면 관련 단속 건수는 지난 2017년 60건에서 2019년 173건, 2021년 518건, 2023년 1072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7년 사이 16.8% 증가했으며, 올해도 5월까지 413건이 적발됐다.

단속에 걸린 밀수자도 매년 증가 추세다. 2017년 38명에서 2019년 164명, 2021년 293명, 2023년 461명으로 늘었다. 올해도 5월까지 325명이 검거됐다. 특히 동남아 등 외국인 해양 종사자 일부가 현지 마약 밀매 조직과 연계해 마약 밀반입을 시도하는 등 외국인 해양 종사자 마약사범도 2018년 4명에서 2023년 77명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

그런가 하면 밀수 적발로 압수된 마약의 양과 종류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표적인 향정신성 물질인 양귀비의 경우 2017년 6011주에서 2023년 1만 6955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5월까지 2만 6054주가 밀수되다 적발됐다. 또한, 필로폰은 2017년 40.47g에서 217.1g으로 5배 늘었고 올해는 35.53g이 압수된 상태다.

반면, 대마는 2017년 15만g에 달했지만 2023년에는 5만 5634g으로 크게 줄었으며, 올해도 1만 5634g 정도가 적발됐다. 이밖에 엑스터시, 야바와 같은 신종마약과 의료용 마취제로 사용되는 케타민 등이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압수되고 있다.

선박을 통한 해상 밀반입의 경우, 한 번에 대량으로 유입 가능하기 때문에 큰 피해를 주지만 반대로 적발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 지난 2021년 부산 컨테이너선 1척에서 100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1000억 원 상당의 코카인 35kg이 적발됐다. 또한, 같은 해 국내 마약류 밀반입량 가운데 선박을 통한 밀반입량은 전체 82.5%를 차지하기도 했다.

꾸준히 증가하는 해상 마약밀수를 근절하기 위해 해경은 국제공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매년 수사 전담 인력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해상 마약밀수의 대형화·첨단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기준 해양경찰청 마약수사 전담 인력은 총 86명이다. 이 가운데 정원에 반영된 인원은 26명에 불과하며, 나머지 60명은 경찰서 외사 인원을 재배치해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해양경찰청에는 해상 마약 밀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과 단위’ 부서도 없는 상태다.

서천호 국회의원은 “해상 마약 밀반입은 국민은 물론, 국가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할 수 있는 전담 인력과 조직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해경은 해양수산부·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 등 관계 기관과 적극 협의해 마약 수사 인력과 조직을 조속히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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