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을 두고 영풍·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와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 매수가를 기존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인상해 승부수를 던졌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 이러한 내용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 정정 신고를 공시했다. 공시에서 회사는 자기주식 매수 가격을 기존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7.2% 인상했다. 매수 주식 수는 전체 주식의 약 15.5%인 320만 90009주에서 약 17.5%인 362만 3075주로 확대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기존 약 2조 6635억 원에서 약 3조 2245억 원으로 불어나게 됐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은 고려아연이 이달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주당 66만 원에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이후 주가가 66만 원 안팎으로 뛰자,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를 75만 원으로 올려잡았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지난 2일 주당 83만 원으로 자사주 공개매수를 베팅하자, 영풍·MBK 연합은 지난 4일 다시 매수가를 83만 원으로 올리는 등 치킨게임을 벌였다. 다만 영풍·MBK 연합은 지난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열 양상에 대해 경고하면서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하자, 다음 날 고려아연 매수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