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일원에 대규모 친환경 도시숲이 조성돼 지역 주민의 관심이 쏠린다. 기존 해변공원의 녹지를 확충하고, 다양한 주민 편의시설을 도입해 인근 주민은 물론 관광객의 발걸음도 끌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사하구청은 사하구 다대포 해변공원 일원에 2.2ha(약 6700평) 규모 '다대포 기후대응 도시숲'(이하 다대포 도시숲) 조성사업에 지난달 착공했다고 2일 밝혔다.
다대포 도시숲은 기존 다대포 해변공원, 고우니생태길을 ‘테마 공원화’하는 동시에 볼거리와 체험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성된다. 구체적으로 기존 다대포 해수욕장 서편 갈대군락지가 있는 고우니생태길 일대를 ‘노을숲’으로 꾸린다. 사구식물 등 수종 보강을 통해 생태탐방로, 생태 교육 장소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해변공원 중앙부 ‘바다숲’은 훼손된 산책로를 복구하는 등 보행동선을 정비해 보폭을 기존 4m에서 6m로 넓힌다. 동선을 따라 숲속산책길, 휴게쉼터, 베드를 설치해 피크닉이 가능한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조성한다. 낙조분수 인근 ‘다대숲’에는 350m에 이르는 원형 황톳길, 세족장과 함께 5개 테마정원을 조성한다.
이를 위해 팽나무 등 28종의 나무 2만 3200그루와 맥문동 등 15종의 지피식물 19만 5000여 본이 식재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약 21억 3000만 원 규모다. 올해 6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기후대응 도시숲은 도심 내 울창한 숲을 조성해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대기 중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탄소흡수원’을 조성해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폭염과 도시 열섬 완화, 소음 감소, 도시 생태계 보전 여러 긍정적 효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활발하게 조성 중이다.
다대포 역시 다양한 나무와 식물이 어우러진 도시숲이 조성되면 인근 신평·장림 산단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ha의 도시숲은 연간 평균 6.9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숲 주변 일정 공간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시가지에 비해 각각 25.6%, 40.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민 누구나 계절에 따라 다양한 식생과 꽃을 비롯해 삼림욕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지역 주민들은 생활 환경 개선과 휴식 공간 마련에 대한 기대감으로 큰 관심을 보인다. 사하구 다대포동에 거주하는 60대 최 모 씨는 “맨발 걷기 열풍으로 다대포를 찾는 사람이 늘며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숲길이 더욱 무성해지고 황톳길까지 깔린다니 주민으로서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구는 다대포를 찾는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하구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숲과 어우러진 바다 등 천혜의 자연과 함께 ‘건강 흙길’에 대한 요구도 높다”며 “도시숲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하구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도시숲 조성에 반영하고, 향후 유지 관리에도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이갑준 사하구청장은 “도시숲 조성으로 다대포의 생태 환경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올여름에는 사하구 주민, 부산 시민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대포의 매력을 체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를 비롯한 지자체는 다대포 해변공원을 포함해 해운대구 동해남부선 주요 철도역, 강서구 화전 일반산업단지, 기장군 좌천역 폐선부지 등 부산 시내 6곳에 150억 원을 들여 기후대응 도시숲을 조성 중이다. 이를 통해 총 15ha(약 4만 5500평) 규모의 도시숲을 마련해 도시 환경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