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와 창원시가 공동 설립한 창원컨벤션센터(CECO) 시설을 관리하는 용역업체 직원이 고용승계 문제로 새해 벽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3일 창원중부경찰서와 경남관광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1시 30분께 창원시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 하역장에서 A(50대)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7년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비 업무 등을 맡아온 직원이다. 이날 동료 경비원이 A 씨를 발견,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하루 전에도 A 씨가 실종돼 수색에 나서 신고 접수 2시간여 만에 귀가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A 씨가 오래전부터 유가족 등에게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발언을 해왔던 것으로 파악했다.
A 씨는 회사 고용승계 문제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선엔 ‘또 고용승계를 못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새로운 용역업체의 처사에 힘들다. 겨우 3개월 시한부 고용승계는 됐지만 무력감을 느낀다’는 취지로 적었다.
창원컨벤션센터는 2005년 조성 이후 한국종합전시장을 운영하는 ‘코엑스’에서 위탁 운영하다가 공공성 강화 차원에서 2024년부턴 경남관광재단이 운영을 맡았다. A 씨는 코엑스가 용역을 맡긴 업체와 3~6개월짜리 초단기 근로계약을 맺고 근무해 왔다.
재단이 운영 주체가 된 이후 입찰을 받은 한 용역업체는 A 씨를 포함한 시설 관리 비정규직 직원 67명과 1년짜리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만료 이후 올해 다른 B 용역업체가 입찰을 따냈고, B 업체는 A 씨에게 고용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통지했다. 과거 A 씨가 관리소장을 갑질로 신고한 점 등을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재단에서 나서 직원들 근로 환경 퇴행을 이유로 고용승계를 권고하면서 B 업체는 67명 모두의 고용을 승계했다. 그러나 자사 내규에 따라 3개월간 수습 기간을 공지, 향후 평가를 통해 계약 연장을 결정한다고 알렸다.
재단 관계자는 “A 씨가 고용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 온 것을 알고 있었고, 재단에서도 고용승계를 위해 노력했다”면서 “고용승계뿐만 아니라 1년간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용역업체와 논의하던 중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가족과 B 업체, 동료 직원 등을 통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