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내린다.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111일 만에 파면 또는 직무복귀를 결정한다. 2월 25일 변론을 종결하고 평의에 돌입한 때로부터 38일 만에 선고가 나오는 셈이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 헌법과 계엄법 등을 위반했는지를 판단한다. 헌재가 재판관 8인 중 6인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소추를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기각·각하할 경우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탄핵소추 이후 국정은 물론 국민 여론도 탄핵 찬반을 두고 반으로 쪼개졌다. 이번 헌재 선고가 비정상적 국정을 바로 잡고 국민을 통합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기일이 정해지면서 국정은 더욱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5대 3 교착설’이 나돌고, 선고 지연 사태가 4월 중순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등의 근거 없는 전망들이 난무했다. 이번 선고 기일 지정을 두고도 아전인수식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은 선고 지연이 더 장기화될 경우 기각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는 점을 들어 인용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더욱이 오는 18일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 퇴임 전에 교착 상태가 풀릴 가능성 없는 상황에서 장기 지연에 따른 여론 반발 때문에 불가피하게 기일을 잡았다는 식의 해석도 난무한다. 기일 지정 이후에도 헌재 선고를 오염시키려는 정치적인 시도가 횡행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헌재는 1987년 민주 항쟁의 산물로 이듬해 설립됐다. 민주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국민이 만든 최후의 보루인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헌재 정체성을 흔드는 주장들이 이어졌다. 재판관 성향을 두고 근거 없는 예측도 난무했다. 현재까지 나온 헌재 선고 전망은 그 자체로 헌재 모독일 수 있다. 헌재는 이번 선고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입증해야 한다. 정치적 외압과 재판관들의 개인적 이념 성향에 좌우되지 않는, 오로지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른 공정하고 투명한 선고만이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다. 4일 선고에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 헌재가 엄정한 선고를 통해 국정 혼란을 매듭짓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선고 기일이 지정된 만큼 여야는 지금부터라도 국민 선동을 자제해야 한다. 이 와중에 여당 지도부가 연이어 승복을 강조한 것은 다행스럽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이 복귀하는 것은 곧 제2계엄을 의미할 테고 우리 국민이 저항할 테고, 충돌을 피할 수 없다”라고 했다. “엄청난 혼란과 유혈사태를 감당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라”고도 했다. 재판관들의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발언이자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무시하는 것이다. 민주당 등 정치권은 서둘러 헌재 선고 승복을 공식 천명해야 한다. 4일 선고는 끝이 아니다. 헌재가 ‘사법의 정치화’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 분수령이자 국론 통합을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