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구평가구단지 개발 계획… 속 타는 상인들

입력 : 2025-04-02 2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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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이상 노후에 건물 등 균열
95% 자연녹지 탓에 개발 어려워
사하구청 용도 변경 시도했으나
타당성 부족 등에 시에서 미반영

손님 발길이 뜸해진 낙후된 부산 사하구 구평가구단지. 부산일보DB 손님 발길이 뜸해진 낙후된 부산 사하구 구평가구단지. 부산일보DB

노후화가 심각한 부산 사하구 구평가구단지를 새롭게 탈바꿈하는 개발 계획이 지난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구청이 용역을 통해 자연녹지 지역을 개발이 가능한 땅으로 바꾸는 용도 변경을 계획했지만, 답보 상태인 것이다. 용역 재개를 촉구하는 상인들은 토지 규제 완화로 민간 투자를 유도해 낙후한 가구단지를 되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일 부산 사하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구평가구단지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이 중단됐다. 구청은 1980년대 사하구 봉화산 일대 35만 6208㎡에 형성된 가구 판매점과 공장들이 노후화되며 침체하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3년 6월 해당 용역에 돌입했다. 3억 6000만 원이 투입된 용역은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애초 용역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지난해 12월이 지났지만, 4개월째 용역은 중단된 상태다.

토지 규제 완화 실패가 용역 중단 원인이었다. 사하구청에 따르면, 가구단지의 95%에 달하는 34만㎡는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자연녹지 지역이다. 사하구청은 토지 규제 완화로 민간 개발을 활성화하고 투자를 유도하고자 했다. 이에 자연녹지 지역 34만㎡를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꾸는 계획을 ‘2030년 부산도시관리계획(재정비) 수립용역’에 반영해 달라고 시에 건의했다. 시가 부산 전역의 토지 이용 계획을 개편하는 것과 동시에 구평가구단지 토지 규제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토지 규제 완화의 타당성이 부족한 데다, 사하구청이 신청 시기를 놓쳤다는 이유로 구평가구단지 토지 규제 완화 계획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시 도시공간계획과 관계자는 “사하구청이 보낸 계획을 들여다보면, 토지 규제를 완화해서 그곳에 어떤 시설을 넣겠다는 구체적 계획이 없었다”며 “또한 2030 부산도시관리계획안이 어느 정도 확정된 상태인 지난해 10월에 사하구청 요청이 들어왔다. 뒤늦게 반영하기는 무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노후 가구단지를 탈바꿈할 계획이 암초에 부딪히자 상인들은 불안감을 호소한다. 준공된 지 40~50년이 지난 건물은 노후화가 매우 심각한 상태다. 균열이나 비틀림이 있는 건물도 적지 않다. 또 과거 무허가 건물이 들어서며 최소 6m 폭을 갖춰야 할 소방 도로조차 없는 골목도 많다. 무허가 건물이 얼마나 많은지 사하구청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구평가구단지에서 가구 공장을 운영하는 A 씨는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건물 균열이 심각한 곳도 있다”며 “상인들도 개발 계획이 빨리 마무리됐으면 바란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하구청 측은 가구단지 일대 개발을 위해서는 토지 규제 완화가 필수라고 보고 조만간 용역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하구청 경제일자리과 관계자는 “가구단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토지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며 “용도 지역을 변경할 다른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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