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거꾸로 간다] 노인은 변화하고 있다

입력 : 2025-04-02 20: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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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지난해 부산시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그들의 활기찬 노후를 지원하는 방안을 연구한 바 있다. 자원봉사활동 참가자와 노인복지관 선배 시민, 노인 일자리 참여자들 가운데 가장 활동적인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취미와 여가 생활을 더욱 열심히 하고 있었다.

노인 일자리에 참여 중인 노인들 중에는 기타 등 악기를 배우거나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사례가 있었고,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노인들 대부분은 노인 일자리 외에 자영업 등 경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즉 활동적인 노인이 활발한 생활을 영위하길 원하기 때문에 더욱더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노인을 가족이나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부양의 대상으로만 보는 경우가 많다. 또 여가, 문화 생활을 하는 노인들은 고소득층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연구 과정에서 만난 노인들은 기초연금을 받고 있거나 그리 부유하지 않았다.

노인들은 변화하고 있다. 이는 보건복지부에서 3년마다 실시하는 ‘2023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사 결과 부산 지역 노인들은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이 아닌 민간 기관에서 취미·여가 활동을 하는 경우가 5.6%로, 전국 3.5%, 서울 3.9%보다 높았다. 주당 평균 이용 횟수도 부산은 2.0회로 전국 1.5회, 서울 1.7회보다 높게 나타났다.

노인 대부분이 영화 감상 등 한정된 여가·문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건 선입견일 뿐이었다. 이미 많은 노인들은 백화점 문화센터나 헬스장, 미술학원, 음악학원 등을 다니고 있었다.

물론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의 프로그램 변화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하지만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HAHA(Happy Aging, Healty Aging)센터와 캠퍼스를 활용해 보다 많은 노인들이 취미나 여가 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전국 최초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부산이 노인 인구 급증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프랑스에는 노인에게 1년 중 3~6개월 정도 본인이 하고 싶은 취미,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며 HAHA센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해본다. 우선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노인들에게 3개월 정도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취미, 여가 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또 이러한 제도를 널리 알려 노인들이 적극적인 취미, 여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전국 최초의 HAHA센터는 또 다른 의미에서 초고령사회를 대비하는 선진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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