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 대비 더 많이 떨어진 부산 체감 경기 대책은 없나

입력 : 2025-04-28 0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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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부동산 위축에 시민 불안감 확대
지역 맞춤형 경기 부양책 마련 서둘러야

부산의 오피스 공실률이 전국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오피스 건물이 밀집한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의 한 부동산에 사무실 임대와 매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의 오피스 공실률이 전국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오피스 건물이 밀집한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의 한 부동산에 사무실 임대와 매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지역 소비 심리가 다섯 달째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부산본부의 ‘4월 부산 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96.5로 전월 대비 1.1포인트(P) 하락했다. 부산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계엄 여파로 12.9P 떨어진 93.0까지 급락했다. 심리지수가 100 미만이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12월에 100 아래로 떨어진 심리지수는 5개월째 100 이상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달 들어 전월보다 더 떨어진 것은 부산 시민들이 느끼는 경기 불안감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의미라서 매우 우려스럽다.

더욱이 이번 조사는 현재 우리나라가 장기 불황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유독 부산의 소비자심리가 더 악화됐다는 것을 입증했다. 4월 전국 평균 소비자심리지수는 93.8로 전월보다 0.4P 오른 반면 부산은 1.1P나 떨어진 것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부산 소비자심리의 불안감은 무척 심각한 수준이다. 향후 부산의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부문에서도 부산은 0.2P 하락했다. 반면 전국 평균은 0.4P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과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등에서도 부산은 0.2~0.5P 떨어진 반면 전국 평균은 변동이 없었다. 부산 소비자심리가 전국 평균에 비해 악화된 것은 그만큼 경제 상황이 다른 도시에 비해 나쁘다는 방증이라서 대책이 시급하다.

굳이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가 아니더라도 부산 시민의 대다수는 불황의 골이 너무 깊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도심 번화가에도 임대를 기다리는 빈 점포들이 속출한다. 역세권도 예외가 아니다. 자영업자들은 식당 등 점포 운영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우성이다. 더욱이 소비 경제를 뒷받침하는 부산의 아파트 가격 등도 2022년 6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등할 기미조차 없다. 일부 고가 아파트를 제외하면 아예 거래조차 실종됐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부산 시민들의 소비자심리는 끝없이 추락한 것이다. 소비 위축을 막을 수 있는 특단의 정책이 절실하다.

가장 큰 문제는 부산 지역 경제 불황과 소비자심리 위축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부산은 경기에 민감한 제조업 기반 도시다. 현재도 미국 관세전쟁 등의 여파로 지역 제조업체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향후 관세와 환율 조정에 따라 지역 경제는 더 출렁일 것으로 우려된다. 더군다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도 -0.2%로 집계됐다. 한국 경제가 역성장 수렁에 빠지면서 부산 지역 경제는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더 충격을 받고 있다. 이대로 가면 지역 자영업자 폐업 도미노와 중소기업 부도 대란이 현실화할까 걱정스럽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부산시가 합심해 지역 금융 지원 등 맞춤형 경기 부양책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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