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대 대통령 선거 사전 투표가 29일 시작된다. 대선후보들이 일제히 사전 투표를 당부하고 나서면서 지난 20대 대선 사전투표율(36.9%)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각 당은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아전인수격 전망을 내놓으며 유권자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 투표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18세 이상 국민이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으며 본인 확인을 위한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 공무원증, 국가기술자격증, 각급 학교 학생증 등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사전 투표는 전국 3569개 투표소에서 치러진다. 부산에서도 사전투표소 206곳에서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각 당 대선후보도 29일 사전 투표에 나서면서 지지자들에게 사전 투표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29일 서울 신촌 대학가에서 사전 투표에 참여할 계획이다. 서울 신촌은 대학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신촌에서 사전 투표를 행사하며 청년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선대위원장들도 서울, 인천, 대구, 경남 등 전국 곳곳에서 사전 투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사전 투표 참여를 통해 내란 종식과 민생 회복, 경제 성장과 국민 통합을 이뤄내자”며 “투표는 총칼보다 강하다. 투표하면 반드시 국민이 이긴다”고 사전 투표를 당부했다. 이 후보는 사전 투표 이후 서울 강동구·송파구·서초구·강남구·관악구 등에서 유세를 진행하며 수도권 민심 잡기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에서 사전 투표에 나선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측은 이에 “여론조사 ‘블랙아웃’ 기간 중 이 후보 지역구부터 뒤집기를 시도해 골든크로스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사전 투표 이후 곧바로 인천 지역에서 ‘인천상륙작전: 대역전의 서막’이라는 콘셉트로 인천에서 유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29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사전 투표를 한다. 이를 두고 이 후보가 지난 4·10 총선 경기 화성을 선거구에서 민주당·국민의힘 후보와 3자 대결을 벌여 승리한 ‘동탄의 기적’ 사례를 이번 대선에서 재현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전남 여수 일대에서 출근길 캠페인을 진행한 뒤 여수 산단 내 투표소에서 사전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각 당은 사전투표율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관례대로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진영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율을 포함한 총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선거에 유리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전투표일은 목요일과 금요일 평일에 진행돼 금·토요일에 진행된 지난 20대 대선 사전투표율 36.93%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라 치러진 지난 19대 대선 사전투표일도 목요일과 금요일이었는데, 당시 사전투표율은 26.06%였다. <부산일보>를 포함한 한국지방신문협회 의뢰로 에이스리서치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0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4.5%가 ‘사전투표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63.3%는 ‘본투표를 할 것’이라고 답했고,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1.5%로 조사됐다.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