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색깔을 드러낼 차기 인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이 국무총리,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을 지명한 가운데, 조만간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참모진과 내각 구상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차기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민석 총리 지명자는 이날 금융감독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절차를 밟는 김 지명자는 이날 출근길에 “지금은 제2의 IMF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라는 국정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대선 시기부터 그런 말씀을 이 대통령님과 나눠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전이다. 통과 후에야 정식으로 총리로서 필요한 민생지원 활동을 할 수 있다”며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민생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국민과 사회 각계의 말씀을 청해듣는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김 총리 지명자를 비롯해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경호처장, 이종석 국정원장, 강유정 대변인을 지명했다. 이 대통령이 정권 교체에 따른 국정 공백 최소화와 조속한 조직 재편 의지를 드러낸 만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참모진 인선도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홍보수석에는 이규연 전 JTBC 대표와 김상호 전 동아일보 기자, 이영성 전 한국일보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정무수석에는 민주당 4선 중진의 우상호 의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민정수석은 검찰 특수통이었던 오광수 변호사가 유력한 상황이다. 오 변호사는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경제수석에는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직접 신설 의사를 밝힌 대통령실 인공지능(AI) 수석에는 경기도 미래성장정책관을 지낸 임문영 민주당 디지털특별위원장과 녹서포럼 의장인 박태웅 민주연구원 모두의질문Q 대표 등 이름이 오르내린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는 민주당 김남국 전 의원이 내정됐고, 민정비서관은 민주당 법률위원장 출신의 이태형 변호사가 물망에 오르내린다. 이 대통령의 성남 보좌진 3인방도 각각 요직을 맡는다.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은 1부속실장, 김현지 보좌관은 총무비서관, 권혁기 전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은 의전비서관에 내정됐다.
내각 인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당초 내각 구성이 오래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더욱 속도를 붙이는 모양새다.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서는 조속한 내각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통령실 내에서도 여러 인사들이 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우선 이재명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으로는 5선 출신의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거론된다. 정 의원은 지난 노무현 정권에서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내 한반도 문제에 정통하다는 평을 받는다.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전재수 의원, 최인호 전 의원, 임기택 전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 남기찬 전 부산항만공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
환경부장관에는 3선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유력하게 꼽힌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는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코로나19 방역 일선에 섰던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거론된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