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절반 “서울대 10개 만들기 시행하면 지거국 진학할 것”

입력 : 2025-07-09 15:20:26 수정 : 2025-07-09 15:22:59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종로학원 학생·학부모 666명 설문
지거국 진학해도 정주 의사는 낮아
“산학 협력·취업 연계 병행돼야”


지방거점국립대를 대표하는 부산대학교 정문. 부산일보DB 지방거점국립대를 대표하는 부산대학교 정문. 부산일보DB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시행될 경우 수험생 절반 가까이가 지방거점국립대에 진학할 의사가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 실제로 정착할 의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 교육 여건 개선과 함께 지역 내 취업 연계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입시업체 종로학원은 6월 30일부터 7월 4일까지 고교 1~3학년 학생과 N수생, 학부모 등 666명을 대상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5.7%가 “진학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9일 밝혔다. ‘없다’는 응답은 28.6%로, 찬성 의견이 크게 앞섰다.

진학 의사가 있는 이유로는 ‘양질의 수업과 연구 등 교육 환경이 우수할 것 같아서’(38.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취업이 잘될 것 같아서’(23.5%), ‘명문대 타이틀을 얻을 수 있어서’(19.6%), ‘장학금과 기숙사 등 지원이 강화될 것 같아서’(13.9%)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단순히 간판보다 교육의 질과 취업 전망, 지원 혜택 등 실질적인 경쟁력을 보고 진학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서울대 10개가 상위권 대학의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거국 진학 후 해당 지역에 정착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는 응답이 47.0%로, ‘있다’(26.3%)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정착 의사가 없는 이유로는 ‘지방으로 가고 싶지 않아서’가 55.0%로 가장 많았으며, ‘거점국립대의 경쟁력이 불확실해서’(25.9%), ‘다른 대학에 가고 싶어서’(12.7%) 등의 응답도 있었다.

‘서울대 10개 신설로 입시 경쟁이 완화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그렇다’가 32.4%, ‘아니다’가 41.1%로 나타나 기대와 회의가 갈렸다. ‘매우 그렇다’는 9.2%, ‘보통’은 26.5%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거국 진학 이후 지역 정착 의사가 낮다는 결과는 단순한 진학 유도만으로는 지방 대학과 지역 활성화를 동시에 기대하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산학 협력, 취업 연계, 생활 여건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온나배너
영상제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