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로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의 부산 타운홀미팅이 충청권 폭우로 연기됐다. 다만 대통령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초청한 것으로 17일 확인되면서 차후 행사에서 재회는 확실하게 됐다. 이재명 정부 초반 핵심 과제들이 부산과 연계돼 있는 까닭에 박 시장이 국민의힘 출신임에도 앞서 충청권 타운홀미팅 때와 달리 초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방선거를 불과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 상대 정당의 자치단체장까지 배석하면서 이 대통령이 추가로 부산에 선물 보따리를 내놓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17일 공지를 통해 “18일로 예정됐던 부산 지역 발전 간담회(부산시민 타운홀 미팅)는 전국적 폭우와 이에 따른 피해 상황 점검을 위해 취소됐다”고 밝혔다. 충남 지역에 400mm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는 등 전국적으로 비 피해가 속출하면서 우선 재난 대응 차원에서 부산 타운홀미팅 일정을 연기한 것이다.
다만 이 대통령이 균형발전을 강조하며 지역 시민들과 만나는 행사를 이어온 만큼, 부산 타운홀 미팅은 이른 시일 내 다시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내주 개최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부산 타운홀 미팅 행사가 불가피하게 순연됐지만, 곧 일정이 잡히는 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일정이 연기됐지만 그간 지역 정치권에서 촉각을 곤두세워 온 박 시장의 타운홀미팅 참석은 확정된 것으로 이날 파악됐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산 타운홀미팅 행사에 박형준 부산시장을 공식 초청했다”고 밝혔으며 부산시도 같은 날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부산 발전의 시작이 될 해수부 부산 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타운홀미팅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국민의힘 곽규택(부산 서동) 의원도 행사에 초대받았다. 해수부 임시 청사 부지가 들어서는 지역의 의원인 데다 향후 본청도 그의 지역구인 북항 일대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과 박 시장의 가장 최근 만남은 대선 전인 지난 3월 6일 이른바 ‘빈손 회동’에서였다. 서로 자기 말만 쏟아냈던 지난 회동과는 달리 다가올 타운홀미팅에선 박 시장이 실리를 챙기는 쪽으로 전략을 구상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신속한 해수부 이전을 지시하는 등 부산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부산에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약속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이 다른 부처에 흩어져 있는 해양과 수산 관련 기능들을 해수부로 집적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요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해양, 수산 관련 공공기관들의 추가 이전도 부탁하지 않겠냐는 예상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깜짝 선물을 내놓지 않겠냐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날 행사에 지역의 수산 관계자들이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에 지역에서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해수부 수산 담당 2차관 신설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처음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겠냐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또한 후보 시절 부산에서 직접 공개한 HMM 부산 이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타임테이블을 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간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2대주주인 해양진흥공사의 주무 부처 해양수산부 두 곳의 수장이 모두 공석인 까닭에 가시적 진전은 없었지만 이제는 내각 구성이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진전된 언급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은철·곽진석 기자 euncheol@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