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부산 바다의 맛을 잊을 수 없어 이번 휴가에도 부산을 찾았어요. 여름휴가는 역시 부산 바다죠.”
지난 2일 오후 대구 서구에서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김민주(29) 씨는 ‘스탠딩 업 패들 보드(SUP)’를 내려놓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이날 광안리 바다는 SUP를 즐기는 이들로 가득했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와 식당은 대부분 만석이었고, 인근 주차장에는 차량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과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부산 지역 해수욕장들이 전국에서 몰려드는 피서객들로 절정을 이루고 있다. 해수욕장들은 저마다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해 관광객들을 반기며 해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3일 해수욕장을 둔 부산 지역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달 광안리해수욕장 방문객은 162만 7929명으로 지난해 7월 126만 606명 기준 29.1% 증가했다. 해운대해수욕장도 지난달 348만 7380명으로 지난해 7월 대비 36% 늘었다. 인프라가 확충된 다대포해수욕장의 방문객은 지난달 85만 4000명으로 지난해 7월 대비 46.5%나 증가했다.
특히 피서가 절정에 이른 지난주 해수욕장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 일주일간 해운대해수욕장엔 무려 175만 6700명이 다녀갔다. 개장 초기인 지난달 첫째 주 30만 3817명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광안리해수욕장과 다대포해수욕장도 각각 64만 8648명, 50만 7931명이 다녀갔다.
해수욕장 방문객 증가엔 다양한 콘텐츠가 한몫했다. 서프마린 권익준 총괄팀장은 “SUP 고객들 대부분은 SNS 사진을 보고 반해서 직접 체험하러 온 20~30대 여성들”이라며 “단순히 ‘인생 숏’을 남기러 SUP를 탔다가 매력에 빠져 재방문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주말 밤 광안해변로는 만화방과 해변 오락실, 해변 쉼터로 탈바꿈한다. 아스팔트 위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초크아트존과 다양한 소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다대포해수욕장은 30년 만에 동측 백사장을 개장하면서 큰 인기다. 과거 침식으로 사라졌던 동측 백사장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연안정비사업을 거쳐 지난달 다시 문을 열었다. 다대포 동측 백사장 규모는 폭 50m 길이 500m로 이중 150m 구간이 물놀이 구역으로 개방됐다. 지난달 동측 백사장 방문객은 23만 7076명에 달했다.
주말 열린 행사도 관광객들 발길을 사로잡았다. 부산시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제29회 바다축제를 개최했다. 서부산권 최대 규모 불꽃축제가 열린 축제 첫날에는 지난해 축제 첫날 때보다 1만여 명 이상 늘어난 3만 2600명이 축제를 찾았다.
해운대해수욕장은 밀리터리 이색 체험으로 발길을 끌었다. 해운대구청은 지난달 1일부터 해운대해수욕장 관광 안내소 기준 동백섬 방향 200m 구간에 ‘해운대 페스타’ 구역을 만들었다. 맨몸으로 밧줄을 타는 등 유격 훈련 코스를 체험할 수 있는 ‘강철부대 체험’과 외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푸드 트럭 등이 마련됐다.
부산 해수욕장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 즐길 거리가 가득한 바다를 선보일 계획이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피서와 레저 수요를 모두 반영한 맞춤형 운영 전략이 광안리해수욕장 방문객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피서객들에게 즐거운 부산 바다를 선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