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알코올 중독자까지

입력 : 2025-10-16 15:30:27 수정 : 2025-10-16 15:32:38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어느 불량 출판사 사장의 자술서/최용범

도발적인 제목에 39금 표시. 어떤 책인지 궁금해 책을 잡은 지 몇 시간 만에 완독했다.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고 독자가 몰입하게 만드는 재주가 탁월했다. 알고 보니 저자는 베스트셀러 책을 쓴 작가이자 기자였고, 출판사 기획자와 사장으로 여러 베스트셀러를 만든 경력이 있다.

저자는 1996년 <월간 사회평론 길>의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30대에 글로 자리 잡지 못하면 인생이 끝난다는 각오로 각종 매체에 닥치는 대로 글을 썼다. 2001년에 출간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고, 본인이 기획한 <한국의 부자들>이 60만 부 이상 판매돼 출판 기획자로도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매일 마셨던 술로 인해 알코올중독자가 됐고, 50대 중반까지 술 때문에 청춘을 탕진했다.

저자를 상세히 설명한 건 이 책이 저자가 직접 자신의 삶과 쓴 글과 만든 책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코올중독자로 치료받는 과정을 당혹스러울 만큼 솔직히 공개하고 자신이 쓴 만화 리뷰, 칼럼에서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저자 스스로 39금이라는 표시를 책 표지에 넣었다고 한다.

너무 솔직한 고백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저자가 리뷰한 만화, 기획한 책들이 궁금해져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최근 1년여 동안 술을 끊고 다시 인생을 알고 계절의 변화를 즐기게 됐다는 저자를 응원하게 된다. 다행히 출판 기획의 끈을 놓지 않아 2025년 상반기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전집을 마무리했고, 지난해 한국출판문화상도 받았다. 남은 인생은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무모하게 살겠다는 저자의 바람은 가능할 것 같다. 최용범 지음/페이퍼로드/268쪽/1만 7000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금정산챌린지
wof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실시간 핫뉴스

FUN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