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환절기를 맞아 건강을 챙기기 위해 영양제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에게 필요한 성분’을 선택하는 안목이다. 나이에 따라 신체 대사와 영양 요구량이 달라지는 만큼 생애주기별 적절한 영양제를 찾아 복용할 필요가 있다.
뼈 성장이 활발한 시기인 어린이·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비타민 D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도와 뼈 성장에 필수적인데 실내 활동이 많은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은 햇빛 노출 부족으로 더욱 취약하다. 하루 400~800 IU 수준으로 보충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편식이 잦고 영양 섭취가 고르지 않은 경우도 많아 기초 영양을 보완할 수 있는 종합비타민을 챙겨먹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청년층은 스트레스가 많고 식사 패턴도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는 피로 회복과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비타민 B군을 중심으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음주가 잦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 체내 산화 스트레스가 높아지기 때문에, 항산화 작용이 강한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면의 질 저하와 피로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에 해당되는 중장년층의 경우 마그네슘이 근육 경련 완화와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자기 전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폐경 전후의 여성은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하므로, 비타민 D와 칼슘을 함께 보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중장년 남성의 경우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높아지는 시기로, 혈중 중성지방 개선과 염증 조절에 도움을 주는 EPA(에이코사펜타엔산) 성분이 포함된 오메가-3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노년층은 근감소 예방이 핵심 과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과 체력 저하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단백질 섭취가 필수적이다. 식사량이 줄고 씹는 힘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아, 분말형 단백질 보충제나 마시는 형태의 영양 음료를 활용하면 간편하게 필요한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 여기에 에너지 대사와 신경 기능 유지에 중요한 비타민 B군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노년층의 경우 관절 영양제를 선호하는데 문제는 오래,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특히 콘드로이틴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일 경우 출혈 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어 복용 전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소, 돼지, 상어 연골 등 동물 유래 성분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특정 단백질에 민감한 사람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증상을 악화할 우려도 있다. 콘드로이틴은 섭취한 양의 약 10~15%만 흡수되는 것으로 보고된 만큼 높은 효과를 기대하고 과량 복용할 경우 복통, 메스꺼움, 설사, 복부 팽만감 등 소화기계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짧은 기간 섭취해서는 눈에 띄는 개선을 거두기 어렵다. 이미 관절 구조 손상이 심한 상태거나 수술이 필요한 단계라면 복용에 의미 없을 수 있다.
동아대병원 종합건강증진센터 신보경 교수는 “나잇대에 따라 자신의 식습관, 건강 상태, 복용 중인 약물, 검사 결과 등을 고려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정기적인 검사나 전문가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꼭 맞는 ‘맞춤 섭취’가 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접근법”이라고 조언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