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누락해 투자심사 비껴가...천마산 모노레일 감사 무더기 지적

입력 : 2025-10-17 17: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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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감사위 특정감사 결과
사업비 축소해 심사 받고
문화재 조사 미실시 사업 지연
위법·부당 10건 지적


지난해 부산 서구 천마산에서 출토된 성벽의 외곽 모습. 서구청 제공 지난해 부산 서구 천마산에서 출토된 성벽의 외곽 모습. 서구청 제공

사업이 지연되고 사업비가 늘어난 부산 천마산 복합 전망대와 관광 모노레일 설치 사업에 대해 부산시 감사위원회가 특정감사를 벌인 결과 총사업비 일부를 제외하고 투자 심사를 의뢰하는 등 문제점이 무더기 지적됐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17일 부산 천마산 복합 전망대와 관광 모노레일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총 10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 감사위는 훈계 7명, 주의 12명 등에 대한 신분상 조치와, 8369만 원의 회수·감액을 요구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구청은 총사업비 230억 원을 투입해 길이 2.76km 관광 모노레일을 설치하고 연면적 2000㎡의 복합 전망대와 하부승강장 건설, 전용주차장 78면을 설치하는 기본설계 완료 보고서를 용역사로부터 제출받고도, 주차장 설치비 40억 원을 제외한 190억 원을 총사업비로 하는 투자심사의뢰서를 작성해 부산시에 심사를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전용주차장과 공용주차장을 합한 198면 주차장은 별도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시 예산담당관은 서구청에서 제출받은 투자심사의뢰서의 적정성 검토를 소홀히 한 채 2차례에 걸쳐 투자심사를 승인했다.

시 감사위는 이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이 부당하게 축소되면서 중앙투자심사를 받지 않게 됐고, 축소된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심사가 진행돼 사업 타당성에 대한 신뢰가 저하됐다고 판단했다. 자체재원이 아닌 사업비가 200억 원 이상이 될 경우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

감사위는 “모노레일 전용주차장이 이 사업의 기본계획에서 수익 창출을 위한 목표 방문객 32만 8000명 확보에 필요한 시설이라고 명시하고 있고, 모노레일 하부 승강장과 주차장은 하나의 건물로 물리·기능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등의 이유로 별개의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감사위는 서구청장과 시 예산담당관에게 소관부서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관련자 주의를 촉구했다. 또 감사 지적 사항에 대해 부산시 자치구 조정교부금 조례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서구청이 사업구역 내에 문화재가 있는데도 문화재 지표조사 등 관련 검토를 하지 않으면서 행정력 낭비를 초래했다는 점도 감사를 통해 지적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구청은 2021년 천마산 일원 11만 2256㎡를 도시계획시설 사업 실시계획으로 고시하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해당 면적이 문화재 지표조사 대상임에도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 관련 법에 따르면 토지에서 시행하는 건설공사 중 사업면적이 3만㎡ 이상인 경우 사전에 매장문화재 지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후 부산시가 지표조사를 실시하라고 의견을 내면서 조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삼국~통일신라시대 석성의 성벽 등 다수 유물이 확인됐다. 이에 문화재청이 현지 보존조치를 하자 2024년 서구청은 도시관리계획 등을 변경하며 모노레일 궤도를 수정했다.

복합 전망대 시공과 관련해서도 감사 결과 부적정 사항이 다수 발견됐다. 준공 도서에 따라 스카이워크 덱 기둥의 기초콘크리트가 땅속에 매립되어야 하나, 시공자는 164개의 기초 콘크리트 중 130개를 매립하지 않고 지상에 노출되게 설치했다. 또 시 감사위는 해발 270m에 위치한 복합전망대가 바람과 기상이변 등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계단실 커튼월에 대한 수리적 구조계산, 풍하중에 대한 유리 안전 여부를 확인해야 했으나 서구청이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천마산 복합 전망대와 관광 모노레일 조성사업은 부산 천마산에 3km 길이 모노레일과 전망대, 스카이워크, 상징조형물, 승강장 등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2019년부터 추진됐다. 현재 총사업비는 390억 원에 달한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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