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과 경상국립대병원의 필수과 전공의 충원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교수들이 올해 들어 대거 사직하면서 지역 필수 의료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국정감사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강경숙 의원은 23일 경남도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성운 부산대병원장과 안성기 경상국립대병원장에게 질의하며 “두 병원의 전공의 충원율이 매우 저조하며 특히 경상국립대병원의 경우 올해 상반기 대다수 채용에서 지원자가 0명이었다”며 “외과,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 흉부외과 등 필수과목의 기피 현상이 심각해 사실상 필수 의료가 거의 붕괴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부산대병원에서는 교수 25명이, 경상국립대병원에서는 20명이 사직했다는 점도 지역 대학병원의 위기를 나타내는 증상 중 하나로 지적됐다. 강 의원은 “교수 채용도 잘되지 않고 오히려 빠져나가기까지 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경상국립대병원에서는 20명, 부산대병원에서는 25명이 사직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병원의 본원과 분원 등 4개 병원 모두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필수과 충원율은 절반을 채 넘지 못했다. 창원에 있는 경상국립대병원은 충원율이 23%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 9월 부산대병원 본원은 필수과 전공의 107명을 모집했지만 현원은 52명에 불과해 충원율은 48.6%에 그쳤다. 양산부산대병원의 필수과 전공의 충원율은 40.4%였다. 진주 경상국립대병원의 충원율은 45.8%였고, 창원 경상국립대병원의 충원율은 23.3%로 나타났다.
이날 국감에서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은 “(필수과 전공의에게) 수당을 더 주기도 하고 근무 조건을 개선해도 워낙 다른 과로 가는 게 많다 보니, 정책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수 사직에 대해서는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당직 부담 증가 때문에 일부 교수가 힘들어 떠난 것이 분명히 있다”며 “자구책으로 밤에 위중한 응급 환자 발생 시 전문적으로 대응하는 대응팀을 만들어 당직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공백이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병원에 대한 재투자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긴급 수혈’과 같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성기 경상국립대병원장은 “자구 노력은 하지만 한계가 분명히 있고 교수 수당을 올리긴 하더라도, 적자 경영 중에 방만하게 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안 병원장은 “전공의들이 이탈하면서 진료량이 약 30% 감소했고, 저희 병원만 해도 530억 원 손실을 봤다”며 “단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는다. 정부의 긴급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