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UAE·이집트·튀르키예 등 4개국 순방에 나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 중반으로 3주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에 따른 여파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3주 연속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려 당정 지지율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0~14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성인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2.2%P 하락한 54.5%가 나왔다. 부정 평가는 41.2%로 전주(38.7%) 대비 2.5%P 상승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3주 만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측은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이 일었던 주 초중반 하락했다가 ‘한미 팩트시트’ 발표가 있었던 주 후반 소폭 반등한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리얼미터는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정치 피로감을 높이며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주 후반에는 ‘한미 팩트시트’ 발표를 통한 외교·안보 성과가 부각되며 일부 회복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부산·울산·경남과 수도권 지역에서 특히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PK 지역에서는 3%P가 하락했고 서울(3.9%p↓), 인천·경기(2.8%p↓) 등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정당 지지도가 3주 연속 상승했다. 리얼미터가 13일, 14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민주당은 46.7%로 전주 대비 0.2%P 상승했다. 민주당은 지난 6~7일 직전 조사에서도 46.5%로 직전 조사보다 1.1%P 상승, 지난달 30~31일 조사에서도 직전 조사보다 1.3% 상승하며 꾸준한 정당 지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34.2%(전주 대비 0.6%P 하락)를 기록해 두 당의 격차는 12.5%P로 벌어졌다. 이밖에 조국혁신당은 3.2%, 개혁신당 3.1%, 진보당 1.0%, 기타 정당 2.8%, 무당층 9.1%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엇박자는 반복되는 추세다. 비슷한 시기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직전 주보다 4%P 하락한 59%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직전보다 2%P 오른 42%로 집계됐다. 이 또한 한국 갤럽은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한편 APEC 직후, 한국 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P 상승한 63%로 약 한 달 반 만에 60%대로 올랐다. 이때 민주당은 오히려 전주 대비 1%P 하락했다. APEC 효과가 이 대통령에만 주효했던 셈이다.
반복적인 정당 지지율 엇박자 경향을 두고 여당이 대통령 지지율과 별개로 독자적 지지도를 보인다는 점이 주목된다. 정권 초, 전통적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던 여당의 역할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에서 민주당은 오히려 지지도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당의 강성 행보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떨어뜨리고 여당 지지도는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풀이도 나온다.
리얼미터의 두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가 95% 신뢰수준에 ±2.0%p, 정당 지지도 조사가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각각 4.6%, 3.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