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성과 묻힐까…당 차원 ‘입단속’ 나선 민주

입력 : 2025-11-18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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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도부, 일제히 이 대통령 외교 성과 강조
검찰 압박 등 강경 발언 자제…개혁 어젠다 보류
APEC 때 재판중지법 논란…‘당정 엇박자’ 성과 퇴색 논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프리카·중동 순방길에 오르면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강경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주요 외교 일정 때마다 강경 행보로 외교 성과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을 의식해 이 대통령의 외교 행보와 발을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7박 10일’ 아프리카·중동 순방길 이틀째인 18일 오전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이 대통령의 성과와 행보에 대한 발언이 주를 이었다. 이날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한미 관세 협상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포문을 열었다.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지난 일요일 이재명 대통령과 7대 그룹 총수들이 함께한 민관 합동회의에서 1300조 원의 투자 계획이 발표됐다”며 이 대통령의 성과를 치하했다. 계속되는 국민의힘의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 등에 대한 공세에도 일일이 맞대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날 민주당 지도부 정청래 대표와 김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에서 검찰·사법과 관련한 이슈를 일절 언급하지 않은 바 있다. 전날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 대통령의 성공적 외교 일정을 기원하는 내용이 주를 이었다. 이 대통령의 순방길 전날까지 검찰 내부 반발을 ‘집단 항명’으로 규정하고 대대적 공세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달라진 행보는 연이은 ‘당정 엇박자’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APEC 정상회의에서 민주당이 꺼내든 ‘재판중지법’로 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당시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APEC 직후 재판중지법을 언급했다가 대통령실의 공개 제동으로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 같은 당정 불협화음은 실제로 지지율 엇박자로 이어지기도 했다. APEC 직후 약 한 달 반만에 지지율이 급상승했던 이 대통령과 달리 민주당 지지도는 오히려 하락했고,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 이후 민주당 지지도는 오른 반면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내려가는 등 당정 행보가 분리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민주당은 지도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혁 관련된 강성 발언을 자제하고 이 대통령의 외교행보와 보조를 맞추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날 전현희 최고위원이 “내란전담재판부와 특검 영장전담판사 도입을 적극 추진하라는 시민들의 외침을 이제 민주당이 응답해야 한다”며 강경 메시지를 이어가자 박 수석대변인은 “지도부 입장은 아니다”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다만 정 대표의 과거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된 점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 대표가 과거 초선 의원 모임에서 한 “딴지일보가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박 수석대변인은 “대표가 의원 교육에서 한 말에 대해 일일이 논평하는 건 부적절하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한동안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변수를 사전에 막기 위해 당 차원 ‘입단속’이 철저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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