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연대의 현장, 부산 장애인복지의 내일을 말하다

입력 : 2025-11-27 20:40:46 수정 : 2025-11-27 20: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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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16개구군장애인법인연합회 후원이사회




27일 오후, 부산 동구에 자리한 부산시16개구군장애인법인연합회 회의실은 이른 겨울 바람을 녹이는 따뜻한 온기로 가득했다. 회의실 한쪽에는 회원들이 준비한 차와 다과가 정갈하게 놓였고, 둥근 테이블을 중심으로 참석자들이 하나 둘 모여 앉기 시작했다. 단순한 월례회가 아닌, 지역 장애인 복지를 위해 묵묵히 걸어온 이들의 마음이 모이는 자리였다.

가장 먼저 도착한 이는 신천명 연합회장. 참석자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추운 날씨에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뒤이어 김영철 후원회장(영진기계 대표), 강정문 사무총장(거인적십자 회장), 강영숙 고문(의료법인 대종의료재단 부곡온천병원 회장), 고은숙(DB손해보험 팀장), 박남호 ((주)금복 대표) 이사 등이 차례로 회의실 문을 열었다.

월례회는 최근 후원이사회의 활동 현황을 공유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김영철 후원회장은 “후원이사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져 주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며 “단체가 단순한 재정 후원처가 아니라 장애인과 지역사회를 잇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후원금 사용 내역, 사업 일정, 연합회 소식 등이 차분하게 논의됐다.

“우리가 나누는 작은 의견 하나도 결국 장애인분들의 삶과 연결됩니다.”

강정문 사무총장이 조용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회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짚었다.

회의 내내 참석자들은 장애인 인식 개선, 일자리 창출, 생활 시설 개선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놓고 진지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작은 점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이들이 왜 오랫동안 지역 장애인 복지의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할 수 있었는지 자연스레 느껴졌다.

이날의 분위기를 더욱 따뜻하게 한 장면은 김영철 후원회장이 정성껏 마련한 김장김치 전달식이었다.

김 회장은 “추운 겨울일수록 작은 온기가 큰 힘이 됩니다”라며 5kg들이 김치 50상자를 직접 연합회에 전달했다. 김치는 부산 16개 구·군의 장애인 50명에게 배분될 예정이다.

박남호 대표는 김치 상자를 바라보며 “이런 나눔이 일상의 버팀목이 됩니다. 후원회가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기도 하지요”라고 말했다. 작은 박스 속에 담긴 것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지역을 향한 연대와 희망이었다.

김영철 회장은 “사회가 균형 있게 발전하려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가 우선”이라며 “기업들이 앞장서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공헌을 이어갈 때 비로소 따뜻한 공동체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화답하듯 신천명 연합회장은 앞으로의 포부를 조심스럽지만 단단하게 밝혔다.

“부산의 16개 구·군 장애인법인연합회가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진정한 희망의 공동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벽을 허물고 함께 소통하는 연합회를 만들겠습니다.”

신 회장은 내년 사업 계획을 언급하며 “장애인 복지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 더 많은 현장 활동과 프로그램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 16개구군장애인법인연합회는 2003년 장애인협회가 사단법인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단체 간의 연대와 소통 필요성이 커지자 2006년 2월 공식적으로 연합회가 출범했다.

16만 명이 넘는 부산 장애인의 권익 보호·복지 향상을 목표로, 교육·체육·문화·정책 제안 등 폭넓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연합회의 발걸음은 바빴다.

지난 10월 부산시 일원에서 열린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게이트볼, 골볼, 골프, 농구, 당구, 댄스스포츠, 휠체어럭비, 론볼 등 무려 31개 종목에 참가해 지역 장애인 선수들의 역량을 알렸다.

또 9월부터 11월까지는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 활동 지원 사업 ‘나를 찾아 떠나는 심리여행’을 운영하며 장애인들의 정서 회복과 심리적 지지에 힘썼다.

행사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심리 여행 프로그램은 장애인들에게 자기 회복의 시간을 제공한 뜻깊은 사업이었다”며 “내년에는 참가 인원을 늘리고 프로그램을 더욱 세분화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참석자들은 회의가 끝난 뒤에도 삼삼오오 모여 향후 지역 사회와의 협력 방안, 장애인 체육 활성화, 청년 장애인 인재 양성 등 여러 가능성을 논의했다.

회의실 밖으로 나오자 어둠이 내려앉은 동구 거리 위로 겨울 바람이 불어왔다. 그러나 회의실 안에서 이어진 나눔과 연대의 대화는 한겨울의 찬 기운을 넘어서는 따뜻함을 남겼다.

부산 16개구군장애인법인연합회의 발걸음은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이 작은 실천들이 모여, 부산 장애인들의 내일을 밝히는 큰 빛이 되어가고 있었다.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부국장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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