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4조 매도 물량 ‘폭탄’ 개미들이 사들였다

입력 : 2025-11-30 13:39:44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이달 外人 순매도 규모, 월별 기준 ‘역대 최대’
개인 투자자 9조 원 순매수·역대 세 번째 사자
외인이 SK하이·삼전 팔고, 개인이 대거 ‘줍줍’

지난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지수·원달러 환율·코스닥지수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지난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지수·원달러 환율·코스닥지수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고공행진 중이던 코스피 지수가 이달 외국인 투자자의 역대 최대 규모 순매도에 꺾인 모양새다.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물량을 ‘줍줍’(줍고 줍는다)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8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4조 4560억 원 순매도했다. 이는 월별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액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직전 사상 최대 순매도액은 지난 2020년 3월 기록한 12조 5174억 원이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 세계의 경기 불확실성과 기업 실적 우려 등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된 바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9월과 10월 각각 7조 4000억 원, 5조 3000억 원어치의 2개월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3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외국인은 8조 8028억 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들어 미국 중앙은행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일부 약화한 데다, 인공지능(AI) 거품론까지 번지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이달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8조 7310억 원의 물량을 시장에 던졌다. 삼성전자도 2조 2290억 원어치 순매도해 두 번째로 많이 팔았다. 외국인의 이달 코스피 순매도액 중 76%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쏠렸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7870억 원) △네이버(6060억 원) △KB금융(5580억 원) 순이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물량을 대거 받아냈다. 이달 들어 28일까지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액은 9조 2870억 원이다. 이는 월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많았던 순매수 규모다. 개인의 월별 코스피 순매수액 기준 역대 1위는 지난 2021년 1월 기록한 22조 3384억 원이다. 2위는 2020년 3월 기록한 11조 1869억 원이다.

개인이 이달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았던 SK하이닉스로 5조 9760억 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도 1조 2900억 원어치 순매수해 두 번째로 많이 담았다. 사실상 외국인이 시장에 던진 물량을 개인이 사들인 모양새다. 뒤이어 △두산에너빌리티(9880억 원) △네이버(8720억 원) △삼성에피스홀딩스(6150억원) 등 순으로 많이 샀다.

다만 증권가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AI 거품론이 잦아든 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자, 유동성 장세 지속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덕이다. 대신증권은 내년 코스피 지수 예상치를 5300포인트로 제시하기도 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 수요 폭발 속에 반도체의 ‘초호황’(슈퍼사이클)이 진행 중”이라며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 전망이 가치 부담 완화와 유동성 확대로 이어지면서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금정산챌린지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