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부산 기장군의 한 오션뷰 대형 카페. 양보원 기자 bogiza@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기장 오션뷰 대형 카페 창업 열풍이 주춤하고 있다. 대형 카페는 한때 상속세도 절감하고 업황도 좋은 ‘효자 업종’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매출이 줄며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나자 카페가 ‘포화 상태’에 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일 부산 기장군청에 따르면 기장군 내 휴게음식점 중 100㎡ 이상의 커피숍 수는 2020년 80곳에서 2022년 94곳으로 늘어나며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감소해 올해는 다시 82곳으로 줄었다. 기장군에는 한때 바닷가를 따라 대형 카페가 우후죽순 들어서며 오션뷰 카페 유행을 선도하는 업장이 많이 생겨났지만 현재는 그 기세가 주춤하다.
새로 문을 여는 대형 카페도 줄었다. 2022년에는 신규 업소가 14곳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2곳에 불과했고 지난해엔 아예 없었다. 3~4년 전엔 MZ세대를 중심으로 바닷가가 보이는 기장군 일광읍이나 장안읍 오션뷰 대형 카페 열풍이 불며 기장군 바닷가를 따라 대형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부동산 카페 등에서는 보유한 땅 위에 브런치 카페를 차리고, 10년간 유지해 자녀에게 물려주면 상속세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절세 수단’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오션뷰 대형 카페 열풍이 잠잠해지며 매출이 줄어들자 문을 닫는 곳도 늘고 있다.
기장군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요즘 신규 등록하는 카페들 중 기존에 오션뷰 대형 카페가 몰려있던 곳에 업장을 차리는 경우는 드물다”며 “오히려 기장 관내에 작은 규모로 카페를 차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달엔 기장군 일광읍의 A카페가 595억 원에 공매로 나와 SNS와 부동산 카페 등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A카페 관계자는 “가게 문을 닫게 된 이유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지만, 최근 매출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하루 매출이 한때는 1000만 원을 넘겼으나 요즘은 500만~600만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션뷰 대형 카페의 인기가 한풀 꺾인 건 카페 트렌드 변화에 따른 주요 고객층 이탈이 원인이라고 본다. SNS 유명세에 호기심으로 카페를 방문했던 이들의 경험이 재방문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이유다. 지난해 대비 매출이 8%가량 감소했다는 기장군의 한 오션뷰 대형 카페 관계자는 “부산 거주 고객의 방문이 부진하고, 타지인들도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아 매출이 하락한 것 같다”며 “홍보를 위해 외국인 인플루언서 섭외 등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MZ세대의 소비 패턴 변화도 원인으로 꼽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오션뷰냐 아니냐가 카페 방문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면, 지금의 젊은 세대는 자신이 선호하는 특색 있는 인테리어나 콘셉트를 더 우선시한다”며 “취향도 개인의 성향에 따라 개별화돼 SNS 유명 ‘핫플’보다는 본인의 ‘추구미(추구하는 아름다움)’에 따라 카페를 선택하는 성향이 있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