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부산 사하구에 국민의힘 조경태(사하을) 의원이 해양수산부 이전을 지원하는 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홍보 현수막을 내걸자 더불어민주당 이재성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그 아래 조 의원을 직격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국회 본회의에서 해양수산부의 이전을 지원하는 특별법 처리 표결에 불참해 논란이 됐던 국민의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이 이에 대한 성과를 홍보하는 현수막을 지역에 내걸어 재차 논란을 키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성 사하을 지역위원장은 조 의원을 향해 ‘구태 정치’라고 직격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일 조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사하구에 ‘부산 해양수도 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해수부 부산 이전 국민의힘이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재성 사하을 지역위원장은 “표결에는 불참한 부산 최다선(6선) 조경태 의원이 자신의 이름으로 ‘특별법 통과 홍보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것”이라며 “참으로 낯 뜨거운 일”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성과는 자기 것처럼 홍보하면서 정작 표결엔 불참했다. 이런 구태정치 이젠 사라져야 한다”며 “앞에서는 부산 발전을 외치고 뒤에서는 정작 표결장을 이탈하는 이중 행태에 대해 시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조 의원이 내건 현수막 아래 ‘부산 해양수도 특별법, 국회 압도적 찬성 통과! 하지만 조경태 의원은 표결 불참했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수부의 이전을 지원하는 특별법 처리가 사실상 만장일치로 표결되던 당시 정작 부산 의원인 조경태 의원과 조승환(중영도) 의원이 불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역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비판이 컸다. 이에 대해 부산 시민사회는 지난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의 100년 미래가 걸린 역사적 순간에 부산 의원만 사라졌다”며 조경태, 조승환 의원을 규탄한 바 있다.
한편 이 위원장이 조경태 의원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건 내년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위원장은 지난 10월 부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일찌감치 내부 경쟁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건 현재까지 이 위원장이 유일하며 아직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에 돌입하지 않아 시장 후보군에 대한 시민 관심도가 다소 떨어진 상태다. 이에 이 위원장이 6선이자 여론조사에서 잠재적 부산시장 후보군으로서 거론되는 조 의원을 향해 적극적으로 여론전을 펼치며 시민들에게 시장 출마자라는 점을 각인시키고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AI 전문가, 성공한 기업인 출신, 기존 정치인과 다른 새로운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부산의 의료·일자리·콘텐츠 경쟁력 등 부산 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부산에 있는 대학교에서 AI와 산업에 대해 특강을 하고 현장 민원을 청취하는 등 시민들과의 소통에도 주력하고 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