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안하고 단백질 과다 섭취 땐 오히려 독

입력 : 2026-01-03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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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보충제

근력운동 후 섭취 때 근육 회복 도움
단백질 섭취 부족한 고령층에 효과적
건강한 일반성인은 먹을 필요가 없어

콩팥·간에 큰 부담, 신장·간질환 불러
칼슘 결핍으로 통풍·골다공증 등 유발
유당불내증 있으면 복통·설사 등 동반
매일 유산소운동, 이틀에 1번 근력운동
균형잡힌 식단, 전문가 상담 통해 회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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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운동선수와 보디빌더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단백질 보충제.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초고령사회에 들어서자 건강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면서 일반인도 단백질 보충제를 쉽게 접하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 대부분은 무분별한 섭취를 경고하며, 단백질 보충제가 만능이 아님을 강조한다.


□단백질 보충제, 정말 먹을 필요 있나

흔히 ‘프로틴’이라고 불리는 단백질 보충제는 평소 식단으로 하루 권장량의 단백질을 채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으로 분말이 일반적이다. 이용층이 확대되면서 단백질 바, 음료, 스낵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돼 인기를 모은다. 분말형 보충제 1스쿱(약 30g)에는 최대 30g의 단백질이 들어있으며 근력 운동 후 섭취하면 운동으로 미세하게 손상된 근육의 회복과 합성에 도움이 된다. 근육 분해를 억제해 단백질 섭취와 운동량이 부족한 고령층에 특히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8년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이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한 연구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65세 이상 92명을 대상으로 하루 단백질 권장량(0.8g/kg) 섭취군과 그보다 훨씬 많은 1.3g/kg 섭취군으로 나눠 6개월간 관찰한 결과 두 군 간에 근육량, 근력, 신체 기능 정도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관련 연구에 매진해 온 동의의료원 송무호(정형외과 전문의) 의무원장은 “노인에게도 성인 단백질 권장량인 하루 0.8g/kg은 근육을 유지하는 데 충분한 양”이라며 “단백질을 더 많이 먹는다고 더 많은 근육이 생기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송 의무원장은 더 주목할 만한 연구도 있다고 했다. 65세 이상 200명을 대상으로 4개월간 주 2회 근력 운동 및 류신, 유청단백질, 대두단백질, 크레아틴 등 다양한 단백질 보충제의 효과를 조사한 결과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처방하는 어떤 단백질 보충제도 근육량을 늘리는 데 실패했으며, 근육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근력 운동’이라는 것이다. 7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단백질 보충제의 효과를 연구한 15개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에서도 지난 30년간 근감소증 해결을 위해 수많은 단백질 보충제가 나왔지만 별 효과는 없었고, 근감소증에 실제로 도움이 된 것은 근력 운동뿐이었다.

하지만 단백질 보충제가 필요한 연령층도 있다. 근감소증 위험성 있는 고령층이다. 단백질 섭취가 어려운 고령층은 물론 성장기 어린이·청소년, 회복기 환자에게는 도움이 된다. 운동 전보다 운동 후 섭취가 권장되며, 한번에 몰아먹는 것보다 나눠 먹는 것이 낫다. 단백질 1일 권장섭취량을 한 끼에 몰아서 먹기보다 매끼 골고루 분배해 섭취하는 것이 근육 합성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대한가정의학회 한성호(동아대 가정의학과 교수) 회장은 “단백질 보충제가 필요한 연령층의 경우 하루 1~2개 정도 단백질 보충제를 먹을 수 있지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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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섭취, 심각한 부작용 초래

전문가들은 건강한 일반 성인의 경우엔 단백질 보충제 섭취가 필요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회장은 “보통 자기 체중이 단백질 섭취량이 되는데, 몸무게 70kg인 사람은 단백질 70g 정도 먹으면 단백질 보충제를 따로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며 “건강한 일반 성인은 먹을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단백질 보충제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섭취로 인한 부작용이다. 특히 신장(콩팥) 기능에 문제가 있을 경우엔 문제가 된다. 단백질을 과다 섭취할 경우 체내 많은 양의 질소가 쌓이면서 콩팥에 부담을 주게 되기 때문에 신장 질환자에겐 단백질 자체가 부작용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실제 체중 1kg당 하루 1.5g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고단백 섭취군 추적 관찰 결과, 콩팥 기능의 빠른 감소나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젊은 층의 신장암 발생률이 높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단백질 과잉 섭취가 한몫한다는 주장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신장암으로 내원한 20대 환자가 2018년 대비 58%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한 회장은 “신장 기능에 문제 있는 경우 단백질 섭취는 독으로 작용한다”며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신장 질환자의 경우 꼭 먹어야 한다면 주치의와 상담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간에도 무리가 된다. 특히 평소 식단에 단백질 함량이 높을 경우 단백질 과다 섭취로 인해 간 수치 증가, 지방간 등 각종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칼슘 결핍 현상으로 인해 신장결석, 통풍, 골다공증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단백질 보충제의 단백질은 주로 우유에서 추출되는 만큼 유당불내증이 있는 경우엔 소화불량과 복통, 설사 등을 겪을 수 있다. 체질과 평소 식단, 알레르기 유무에 따라 뾰루지나 가려움과 같은 각종 피부 질환을 앓을 수 있다.

단백질 보충제를 먹기 좋게 하기 위해 감미료가 첨가되는 탓에 되레 살이 찌기도 한다. 한 회장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운동하는 사람처럼 많이 먹으면 남은 단백질은 전부 지방이 될 수밖에 없다”며 “과한 에너지 보충은 비만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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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이 답

전문가들은 단백질 보충제보다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강조한다. 송 의무원장은 “우리에게 부족한 건 운동이지, 단백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상적인 식사만 해도 이미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단백식이나 단백질 보충제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사실상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중의 불안감을 자극하여 필요 이상의 단백질 섭취를 부추기는 현재의 단백질 열풍은 마케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형외과 재활훈련에도 참여하는 송 의무원장은 “근육이 커지는 원리는 ‘반복된 손상을 통한 재생’”이라고 강조했다. 운동으로 근육을 많이 움직이면 근섬유가 미세하게 손상되고, 근처 위성세포가 몰려와 손상된 근섬유에 붙는 등의 과정을 통해 근육 조직을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근섬유 양이 기존보다 늘어나면서 근육은 커진다. 송 의무원장은 “근육이 성장하는 시점은 운동할 때가 아니라 회복할 때”라며 “근력 운동은 매일 하는 것보다 하루나 이틀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한다면 보충제가 필요하지 않다. 단백질이 많은 음식으로는 닭가슴살, 계란, 콩, 두부, 연어, 오징어, 귀리, 우유 등이 있다. 특히 닭가슴살은 많은 단백질을 가진 것에 비해 적은 지방을 자랑하며 포만감까지 살려 배부른 효과를 더해준다. 콩과 두부는 풍부한 단백질과 함께 저칼로리 음식으로 포만감을 높여줘 과식 및 폭식 예방에도 도움을 주며, 건강을 증진시키는 식물성 지방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단기간 성과가 아니라 절제와 균형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 건강한 몸이 만들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성이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계획을 세워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장기적이고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충분한 수분 보충과 회복 시간의 확보가 핵심이다. 송 의무원장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육을 사용하면 근육이 조금씩 커지거나 현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며 “매일 20~30분 간 유산소 운동을 하고 이틀에 한 번씩 10~20분 정도 근력 운동을 하는 등 운동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결국 건강한 근육을 만들고 유지하는 핵심은 단백질 보충제가 아니라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인 셈이다. 한 회장은 “보충제는 말 그대로 보충하는 역할로만 그쳐야 하며, 자신의 건강 상태와 생활습관을 고려해 전문가와 상담 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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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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