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중심지 부산 흔드는 ‘코스닥 분리’ 멈춰라

입력 : 2026-02-11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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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레이드에 32% 떼 준 KRX
알짜 야금야금 서울행도 모자라
코스닥 자회사로 분리 검토까지
시민단체 “균형발전 정면 도전”
거래소 핵심 기능 부산행 요구
“서울거래소 만들 꼼수 이제 그만”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내 한국거래소 본사에 있는‘자본시장의 상징’인 황소상. 이현정 기자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내 한국거래소 본사에 있는‘자본시장의 상징’인 황소상. 이현정 기자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에 거래 금액의 3분의 1 안팎을 빼앗긴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자회사 분리 위기(부산일보 2월 9일 자 3면 등 보도)까지 덮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코스닥 법인 분리를 사실상 ‘서울 이전’으로 받아들이면서 부산은 ‘껍데기뿐인 금융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야금야금 서울로 옮겨간 한국거래소의 핵심 기능을 다시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요구도 터져나온다.

부산시민단체협의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코스닥 분리는 결국 서울 거래소를 만들기 위한 꼼수”라며 “정부의 코스닥 분리 획책은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협의회는 “정부와 여당은 시장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를 형해화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면서 “이미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감시 기능이 사실상 서울 중심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코스닥마저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다면 그 종착지는 서울이 될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시민단체 주장은 정부의 ‘코스닥 자회사 설립’ 움직임이 코스닥 서울 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금융중심지를 지향해 온 부산에는 허울만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에 생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경우, 지난 10일 기준 거래대금 점유율이 31.16%이고, 이번달 평균은 32%가량에 이른다.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은 지난해 이미 거래소의 절반 수준을 넘어서며 일부 거래량 상위 종목 거래 제한을 했지만 ‘누르고 눌러도’ 점유율 증가를 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제어하기 위한 규정도 약발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넥스트레이드에 적용되는 ‘거래 한도 15% 제한 룰’은 거래량을 기준으로 삼는데, 법 적용 기준인 ‘NXT 전시간대 전종목 거래량/KRX 전시간대 전종목 거래량’을 적용해도 이날 기준으로 19.56%를 넘었다. 특히 전체 거래량 15% 제한과 개별 종목 거래량 30% 제한은 6개월 평균 일 거래량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넥스트레이드는 12일부터 6월 말까지 거래량 상위 50개 종목을 매매체결 대상에서 제외키로 한 상태다.

지난해 3월 4일 출범한 넥스트레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첫 해임에도 205억 원, 거래 대금은 1520조 원으로 집계됐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박인호 상임의장은 “미국 뉴욕,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오사카 등 사례에서 보듯 세계적으로도 금융중심지는 제2, 제3의 도시들이다. 경쟁력과 효율성 논리가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부산의 금융마저 서울로 가져간다면 부산은 소멸 도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국거래소 내부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는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과 코스닥 자회사 분리를 반대하는 1인 시위가 열렸다. 노조는 외부 집회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코스닥 분리안이 균형발전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까지 서울에 본부가 있는 코스닥시장본부를 부산으로 옮겨올 수 있다는 움직임까지 있었는데 오히려 코스닥을 자회사로 분리해 서울에 두려는 정부 정책 기조가 나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지역에서는 실질적인 금융 분권을 위해 한국 거래소의 모든 핵심 기능을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는 유가증권, 코스닥, 시장감시본부가 서울에 있고, 파생상품, 청산결제, 미래사업본부가 부산에 있다. 경영지원본부의 경우 거래소는 부산에 본부를 두고 있다고 밝히지만, 직원들이 부산과 서울을 오가고 있고 중심축은 서울로 이미 옮겨간 상태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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