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앞줄 왼쪽부터). 박완수 경남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이성권 부산시당위원장, 조경태 의원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경남부산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 나선 여야 시·도지사 후보들이 14일 부산·울산·경남(PK)의 남부권 성장 거점화와 관련, ‘메가시티’와 ‘행정통합’이라는 상반된 방법론을 제시하며 정면충돌했다. 전남·광주 한 곳으로 끝난 현 정부의 행정통합 드라이브와 맞물린 이슈 대결로, 여야 3개 시·도지사 후보가 공동 전선을 펼치고 나서면서 이번 부울경 지방선거 판세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박형준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경남부산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산업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경남부산통합특별법)을 국회 의원과에 공동 제출했다. 두 사람은 이재명 정부의 ‘지방선거 전 행정통합’ 추진에 대해 “실질적인 자치권과 재정 확보 방안이 없다”면서 ‘2028년 통합’을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이번에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서 추진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날 법안 발의는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시·도지사 후보인 전재수·김상욱·김경수 세 사람이 부울경 메가시티 재추진을 공식 발표한 데 따른 ‘맞불’ 성격이기도 하다.
부산·경남 국민의힘 의원 28명이 참여하고, 이성권(부산 사하갑)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안은 총 6편 17장 46절 628조로 구성됐으며, 자치권 확보, 지역 산업 육성, 지역개발 등을 위한 각종 특례 조항을 총망라했다. 우선 자치권 확보를 위해 자치사무 부담금 결정의 자율화, 지역 맞춤형 조례 제정 권한 확대, 부시장·기조실장 등 임명권 행사 등이 포함됐다. 특히 지방 재정 확충을 위해 국세인 양도세 전액·법인세 30%·부가가치세 5% 이상을 이양하고, 내국세 교부 비율 상향과 보통교부세 10% 교부 등을 통해 매년 8조 이상의 자주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약 7.5대 2.5 수주인 국세·지방세 비율을 10년 내 6대 4까지 조정해야 한다는 게 양 시·도의 입장이다. 또 재정 운영의 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해 초광역 핵심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10년 간 면제토록 했다.
지역 개발과 관련, 가덕신공항 운영법인 지분 참여와 항만 기본계획 수립권 등 공항 및 항만 권한 이양, 개발제한구역 지정·해제 권한 이양, 공공기관 이전 시 종전 배 이상 배정, 남해안종합개발청 신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밖에 첨단전략산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및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우선 지정, 도시철도 및 광역철도 건설 비용 전액 국가 부담 등 산업 기반 확대와 교통 인프라 개선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담겼다.
박 시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오늘 발의한 특별법은 지방주도 성장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제도적 기틀”이라며 “특별법은 통합특별시가 완전한 지방정부로서 기능을 수행하는 지방분권형 행정통합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부울경 민주당의 메가시티 재추진을 겨냥, “권한과 예산의 이양 없는 이름만 특별한 메가시티로는 지금의 지역 소멸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지역의 특수성을 잘 아는 우리가 지방분권형 행정통합을 통해 스스로 발전 전략을 세우고, 우리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전재수·김상욱·김경수 부울경 시·도지사 후보는 이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부울경 해양수도 메가시티’ 공동 출정식을 열었다. 이들 세 후보는 당선되면 부울경 메가시티를 즉시 복원해 역대 최대 규모 예산을 확보하면서 ‘원팀’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 대기업 투자유치를 끌어내겠다고 공약했다. 여기에 광역급행철도를 중심으로 광역 대중교통망을 구축해 부울경 주요 거점을 30분 생활권으로 재편하는 등 주민 일상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전 후보는 “이재명 정부 들어 ‘5극 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중심으로 지방 주도 성장이 국정운영 우선순위가 됐다”며 “메가시티를 통해 부울경이 지방 주도 성장 마중물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박 시장과 박 지사의 특별법 발의에 대해 “2023년에 부울경 특별연합을 해체시키고, 통합 논의 물거품으로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행정통합 특별법을 해달라고 하느냐”면서 특별법의 각종 특례 조항에 대해 “다른 지역도 있는데, 부울경에만 어떻게 그런 권한을 다 이양해주느냐”며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